■ 인터뷰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지능형농기계연구그룹 양승환 박사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으로 ICT가 접목된 스마트팜 기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ICT를 이용한 재배환경 제어로 인력 투입을 최소화하고, 날씨 등 기상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아 농산물 품질과 수량을 높이는 스마트팜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사계절 농사가 가능해졌다.
이 같은 스마트팜 기술을 알아보고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지능형농기계연구그룹에서 스마트팜 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양승환 박사를 만났다. 양 박사로부터 스마트팜 주요기술과 농사 현황,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상기후, 에너지 불안정
치열한 농산물 생산 경쟁...
스마트팜 농사 뒤쳐지면
우리농업 지속가능성 위험
스마트농업 도전과 기술무장 필요 

 

스마트폰으로 농사짓는 스마트농가 증가
-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어떤 연구를 하는 기관인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책 연구기관으로 중소기업, 중견기업에 기술지원을 하는 연구담당기관이다. 전국에 전기자동차, 해양기계, 항공기계, 섬유기술 등 4개 연구소와 13개 본부, 8개 센터로 구성돼 있다.
지능형농기계연구그룹에서는 트랙터, 콤바인 등 각종 농기계 연구는 물론, 스마트팜, 농약, 종자, 드론 등도 연구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연구인력은 전국에 3300여 명에 달한다.

- 스마트팜 구성 설비와 작동원리는?
스마트팜이란 작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온·습도와 빛, CO2, 양액 등 다섯 가지 요소를 자동제어하는 기술이 접목된 농장을 말한다. 냉·난방 설비, 광제어장치, 양액제어기 등을 이용해 원하는 온·습도와 CO2 농도, 광량을 설정하면 기계설비들이 자동으로 재배환경을 조절함으로써 작물이 안정적으로 자라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스마트팜이 처음 시도된 것은 1990년 초반이었다. 당시엔 온실의 창문을 여닫고 냉난방을 켜고 끄는 정도의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작물의 생육상태에 따라 요구되는 온·습도, 양액 등을 센서로 감지해 자동제어하고, 또한 원격조작을 통해 재배환경을 제어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 세계적으로 스마트팜의 개발은 어느 단계에 와 있으며 우리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세계적으로 스마트팜 기술이 가장 뛰어난 나라는 네덜란드로 우리가 많이 참고하고 있다. 일본도 우리보다 앞서 있다고 얘기를 한다. 우리의 자동제어기계 기술 수준은 이들 선진국과 비슷하지만, 작물을 재배하는데 필요한 온도와 광량에 대한 기술정보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스마트팜, 외부환경영향 덜 받는 사계절 농업
- 작물 생육에 필요한 양액공급 매뉴얼의 보급상황은 어떤가?
토마토, 파프리카, 딸기, 오이 같은 시설작물에 대해 정확한 양액 공급 매뉴얼이 보급돼 있다. 또한 시설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수박, 참외 등과 같은 대부분의 과채류 작물에 대한 기초적인 양액 제조 정보들도 확보된 상태다.
- 스마트팜 농사와 일반농사와의 수익 비교는?
대표적인 시설재배 작물인 토마토와 파프리카의 경우, 스마트팜 농사는 사계절 농사로 다모작 재배에다 외부 기후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어 일반 노지재배에 비해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 토마토, 파프리카, 딸기 등을 스마트팜에서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대량생산을 통해 해외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 국내 스마트팜 보급 실태는 어떤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스마트팜 설치를 희망하는 농가에게 자금지원을 통해 설치를 도와주고 있다.
스마트팜을 설치하려면 먼저 최소한 4950㎡(1500평) 규모가 돼야 한다. 13만2000㎡(4만평) 정도의 대규모 스마트팜을 지어 농사짓는 농업인도 있다. 스마트팜은 건축법에 의해 지어야 한다. 스마트팜 설치 업체는 전국적으로 40여 개가 있는데, 이중 온·습도, 냉·난방, CO2 농도, 양액 관련 장비를 다 설치할 수 있는 종합업체는 10여 곳이 있다. 나머지 업체들은 냉·난방기, 양액제어기 등 일부 설비를 설치해주고 있다.
15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스마트팜을 지을 때 약 5억 원이 소요된다. 그중 스마트팜 자동제어장비 설치비용은 4천만~5천만 원이 든다. 지역마다 다른데 스마트팜을 지을 지자체에서 약 설치비의 50% 정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령화·이상기후 상시화...스마트팜이 대안
- 농업 노동력의 노령화와 함께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가 빈발되는 최근의 상황에서 스마트팜 농업이 어떻게 진전될 것인지 전망한다면.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생산의 불안정으로 상당수의 작물들은 스마트팜 농사로 전환하지 않으면 점점 생산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에 벼, 콩, 감자 등 식량작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작물들은 향후 스마트팜 재배로 전환될 것이다.
- 특수작물 재배를 희망하는 스마트팜 운영 농업인이 작물재배에 필요한 양액을 공급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국내에 양액을 공급하는 업체가 있다. 작물에 쓰이는 양액의 종류 등은 대개 다 나와 있다. 양액 공급 매뉴얼을 참고해 사용하면 된다.

- 스마트팜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작물은?
앞서 말한 대로 토마토, 파프리카가 절대적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다. 파프리카는 대표적인 수출작목이다. 주로 일본과 대만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팜에서 생산된 겨울딸기를 싱가포르로 수출하고 있는데, 현지에서 K-과일의 인기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 스마트폰으로 농장의 재배환경을 원격제어하는 원리는?
최근 첨단 시설하우스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재배환경을 원격제어한다.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하면 스마트팜 환경계측정보에 대한 모니터링과 자동제어 설정값 변경 등 스마트팜 작동을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이상기후와 불안정한 에너지 사정 등으로 농업생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특히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로 농산물 수출입이 자유로워지면서 농산물 생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팜 농업기술로 국내외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 뒤처지면 우리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농업인들도 스마트팜 농사 도전과 관련 기술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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