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기로운 집콕 취미생활 – 포근포근 겨울 취미 마크라메

요즘 집콕 생활, 너무 심심하다. 한가한 겨울의 농촌에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와 강추위가 겹치면서 유난히 올 겨울은 마음까지 힘들다. 우울증을 날려버릴 쉽고 재미있는 취미생활이 없을까? 하지만 막상 취미를 배우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금방 포기할 것 같아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부담 없이 이 겨울에 시작해 볼만한 집콕 취미생활 ‘마크라메‘는 어떨까? 마크라메 웹툰을 연재하고 포실굿즈란 온라인 숍을 운영하고 있는 신혜윤 씨가 소개하는 마크라메 이야기.

▲ 자신이 만든 작품 앞에 선 신혜윤 씨.

 - 마크라메? 조금은 생소한데..
마크라메란 쉽게 말하면 서양 매듭공예다. 마크라메에 대한 기원은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많지만 그중 널리 퍼진 이야기는 13세기 아랍에서 가축 위에 덮는 직물의 끝을 프린지 방식으로 장식했는데, 이런 직물을 만드는 사람을 ‘마크라마’라고 불렀고 이것이 마크라메의 유래다. 마크라메와 손뜨개 공예는 헷갈리기 쉬운데, 손뜨개는 바늘을 이용해 패턴을 짜내지만, 마크라메는 손으로만 매듭을 지어 패턴을 만든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 집콕의 취미로 마크라메를 강력 추천하는 이유가 있다면?
마크라메는 집콕시대에 새로운 취미로 아주 좋다. 첫째, 마크라메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치 않다. 입문자용으로 만드는 ‘월행잉’ 같은 경우에는 목봉,실, 가위, 행거, S자 고리와 두 손만 있으면 바로 제작 가능하다. 둘째, 마크라메는 좁은 공간에서도 제작이 가능하다. 실을 걸어놓을 공간과 양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충분하다. 마크라메는 몇가지 매듭법의 응용인 경우가 많아 특별히 어렵거나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치 않다. 영상을 보고 차근차근 따라 하면 어느새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유튜브나, 블로그, 공방에서 판매하는 키트, 온라인 클래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배움이 가능해 온택트 시대에 배울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취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농촌여성들에게 안성맞춤이라고 하던데.
마크라메는 자연에서 재료를 얻을 수 있어 농한기 농촌여성들에게 좋다고 생각된다. 마크라메의 실을 엮는 목봉으로 반듯한 목봉 외에 구불구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라인과 질감이 살아 있는 나뭇가지들을 많이 사용한다. 마크라메를 만드는 사람들 중에서는 일부러 바다에 나가 유목을 줍거나 산으로 나뭇가지를 주우러 가는 이 들도 많다. 자연 환경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농촌에서는 주변의 나뭇가지를 주워 간단하게 마감만 해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얇은 실로 몇 시간을 떠서 손바닥만큼 만들어지는 뜨개질과는 달리 굵은 실을 이용해 만드는 마크라메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평매듭과 이어엮기 등 간단한 두 가지 매듭만 알아도 완성할 수 있는 작품이 많아 생각보다 쉽고 폼난다.(웃음)

- 마크라메를 시작하게 된 개인적인 계기와 과정도 궁금하다.

▲ 신혜윤씨는 마크라메 관련 웹툰을 연재 중이기도 하다.


바쁜 회사에서 정신적으로 시달리면서 주말에도 편히 쉬질 못했다. ‘뭐라도 해야지 회사걱정을 안 하겠다’ 싶어 요리를 하고 뜨개질을 하고 자수를 놓다가 마크라메를 만나게 됐다. 머리를 비우고 매듭을 엮는데 집중해서 마크라메를 만드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평화로웠다. 좋아하는 팟캐스트와 음악을 틀어놓으면 더 좋았다. 퇴근해서도 주말에도 슬퍼하고 우울해 하던 내가 마크라메를 만나고 나서는 퇴근길이 즐겁고,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게 됐다. 아직 도전단계에 있지만 마크라메에 대한 친근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살려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싶어 마크라메와 내 일상을 그려낸 만화를 인스타그램에 연재 중이다. SNS답게 아주 다양하고 따뜻한 독자들의 반응을 볼 수 있어 만화 작가로서도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 취미가 직업이 된다면 더 좋지 않을까.
마크라메나 수공예를 직업으로 삼으려면 무엇보다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내 스승님은 ‘마크라메는 잘 만드는 것보다 오래 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1인 기업으로 창업계획을 잘 세워 꾸준히 활동할 수도 있고 주변에 판매도 가능하고 강사활동을 하면서 재능을 나눌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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