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이 일상으로 훅 들어온 요즘이다. 각종 어플, 화상회의 등이 우리생활에 자리 잡아 간다. 그러나 농촌지역, 특히 고령층의 경우엔 이런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디지털 문명이 주는 편리함을 누리지 못한다는 이른바 디지털 소외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취재를 하며 농촌지역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아니라 변화가 천천히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서서히 느리게 변화하는 속도가 적합한 것 같다는 생각도.
도시의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주문을 받는 직원을 찾아보기 어렵다.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햄버거 하나 제 돈 주고 사 먹지 못한다. 누구하나 고려하지 않는 이 빠른 변화는 누구를 위한 변화일까.
디지털소외문제는 애써 그들을 찾아가며 계도하고 교육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변화의 속도를 빨리 따라오라는 무자비함이 아니라 여러 선택지로 다양한 사람들을 고려하고 천천히 변화해간다면 어떤 격차와 소외도 없지 않을까.
스마트하고 스피디하게 척척 적응하는 사람들만 있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힌다. 언젠가 기계 앞에서 헤매며 빵을 사 먹지 못하는 날이 자신에게도 닥칠 것이라는 걸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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