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169)

# 64년 전인 1957년 11월3일, 개 한 마리가 우주로 향했다. 라이카(Laika)라는 이름의 이 개는 지름 2m, 무게 504kg의 (구)소련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2호에 실려 지구궤도로 향했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지 한 달만의 일이었다. 스푸트니크 2호는 지상 1500km 높이의 우주궤도에서 초속 8km의 속도로 1시간42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씩 돌았다.

인류역사상 최초로 우주로 간 동물로 기록된 개 라이카는, (구)소련의 모스크바 거리에 살던 떠돌이 개 36마리 중 혹독한 훈련을 거쳐 선발된 ‘우주견’이었던 것.
결국 이 개가 탑승한 인공위성을 지구로 귀환시킬 기술이 당시엔 없었던데다가, 라이카 역시 고열과 산소 부족, 극심한 스트레스로 비행 5~7시간 만에 죽어 스푸트니크 2호와 라이카는 영원한 ‘우주의 떠돌이 별’이 됐다.

# 인간이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건 1961년 4월12일이다. 역시 (구)소련의 현역 공군장교였던 유리 가가린(1934~1968)이 보스토크 1호 우주선에 탑승해 지구궤도를 한 바퀴 돈 후에 108분 만에 지구로 귀환한 것이다. 이때 유리 가가린은 “우주는 매우 어두웠으나 지구는 푸르렀다”며 탄성을 질렀다.

인류가 지구 밖으로 나가서 실제 육안으로 푸른 지구를 본 첫 사례가 되기도 했다.
그 일을 시발로 인류의 우주개발 열망에 힘입어 1969년 7월16일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 인간이 달을 밟기에 이르렀다. 이 무렵 발빠른 투기업자들이 ‘달 땅 분양!’ 광고를 내기도 해 우주여행의 환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 그랬던 우주여행이, 환상이 아닌 현실이 돼가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엑스)가 개발한 민간 최초의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두 명의 우주비행사를 싣고 2019년 5월30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가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도킹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두 달간 머물렀던 크루 드래건이 다시 두 명의 우주비행사를 싣고 바다를 통해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인류가 민간 우주선을 이용해 우주왕복에 성공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스페이스X의 다음 과제는 우주 정기운항이다.

세계 최초의 민간인 우주여행가는 미국 투자금융사 월셔 어소시에이트 창업자인 백만장자 데니스 티토로 2001년 200억 원 이상의 돈을 지불하고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해 8일간 지구궤도를 도는 우주여행을 만끽하고 돌아왔다.

세계적으로 민간우주여행의 선두주자는 영국의 버진 갤럭틱이다. 여행상품은 지상 100km까지 우주선을 타고 시속 3500km로 올라가 무중력을 체험하는 ‘지구 준궤도 여행’이다.
여행비는 20만 달러(약 2억2천만 원)로 우주여행비로서는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이제 세상은 우주호텔, 우주캡슐, 달 관광이란 말이 낯설지 않은 우주여행시대로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그 환상 속에 코로나19로 무너져 내린 지구촌 사람들의 탄식도 함께 흘러간다.… ‘아, 지구를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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