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일순간 바꿔놓은 일과 삶
소의 걸음처럼 끈기있게 희망을 향해...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신성한 기운이 깃든 흰 소의 해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스러운 팬데믹을 흰 소의 영험한 기운이 물리쳐주길 간절히 소망하며 한 해를 시작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멈춰버린 우리의 일상이 언제 재기의 기지개를 펼 수 있을지 점칠 수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국가경제가 휘청이고, 국민들의 삶도 날로 피폐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식량안보와 치유공간으로서 농촌의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 요즘이다. 이러한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에 발맞춰 올해 우리 농업·농촌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일상화된 비대면, 언택트 경향은 올해 농업·농촌에 큰 변혁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도시민들의 탈도시화가 가속화돼 귀농·귀촌이 증가할 듯하다. 방역지침 강화로 사람과의 대면이나 소비활동, 휴식활동 등이 많은 제약을 받으며 우울감과 무기력을 호소하고 있고, 이에 저밀도 농촌이 코로나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피로를 해소할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 농촌은 도시민들이 대안적인 삶을 영위하기에는 열악한 게 현실이다. 시설은 노후화돼 있고, 교육·의료·문화·복지 인프라도 도시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농촌거주 수요 증가에 대비해 농촌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농촌공간과 생활여건을 종합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농촌공간정비프로젝트’ 사업을 올해 최초로 추진한다. 이 사업은 지역 여건에 맞게 농촌공간을 주거·산업·축산업 등 용도에 따라 구획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정비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정부는 공장·축사 등을 이전·집적화해 정비하고,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간을 쾌적한 정주공간으로 구획하는 한편, 정주공간에는 각종 생활 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될 수 있도록 생활 SOC와 디지털 기반을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농업인구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들을 배려한 정책도 올해 새롭게 추진됨에 따라 여성의 의사에 따라 상당부분 좌우되는 귀농·귀촌 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성평등을 통한 여성농업인의 행복한 삶터, 일터, 쉼터 구현’을 비전으로 한 제5차 여성농업인 육성 기본계획이 올해부터 5년간 시행되는 것이다. 이 계획에 따라 양성이 평등한 농업·농촌 구현, 직업적·사회적 역량 강화, 복지·문화서비스 향유와 건강·안전 제고, 농촌지역 공동체 활성화와 미래세대 육성 등 4대 전략과제가 추진된다.

코로나19로 확산되고 있는 디지털문화의 가속화는 고령화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업·농촌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경험과 노하우에 더해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농업과 온라인 유통은 향후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열쇠다. 이에 디지털문화에 익숙한 젊은 도시인력의 농촌행은 코로나19 시대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청사진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는다. 2021년 신축년 소의 해, 느릿한 소걸음이 꾸준함으로 천리를 간다는 ‘우보천리’(牛步千里)의 마음가짐으로 코로나19 시대를 슬기롭고 끈기 있게 극복해 나가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