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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구례 ‘노고명품’ 조윤숙 대표

▲ 한국생활개선구례군연합회 직전회장 조윤숙 대표는 2015년 6차 산업 수익모델 창출사업에 선정돼 저온압착 방식으로 지리산 참깨와 들깨를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지역농가와 계약재배 통해 국산 참기름·들기름 생산
2015년 농촌진흥청 6차 산업 수익모델 창출사업 선정

‘노고명품’은 지리산 참깨, 들깨를 저온압착 방식으로 깨 속의 영양분을 파괴하지 않고 착유한 기름을 판매하고 있다. 제24·25회 전국으뜸농산물 한마당에서 2년 연속 특별 가공류 부문농식품부장관상과 한농연중앙회장상을 수상하며 진정한 명품임을 입증한 노고명품. 서울토박이인 노고명품 조윤숙 대표가 지리산에서 명품 참기름과 들기름을 만들어내기 까지는 수많은 좌절과 극복이 있었다.

아름다운 전원 꿈꾸며 귀촌했지만…
조윤숙 대표는 남편과 함께 1993년 지리산으로 귀촌했다. 결혼 후 서울에서 생활했지만 항상 지리산에 계신 부모님 걱정으로 가득 찬 남편을 보며 함께 고향으로 내려가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서울에서 살아서 시골생활에 막연한 로망 같은 게 있었어요. 아이들도 자연 속에서 키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그렇게 조윤숙 대표는 전원생활에 대한 로망을 가득 안고 귀촌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처음에 지리산 피아골에서 숙박업을 시작했는데 관광지이다 보니 상권이 형성돼 있어 텃세가 심하더라고요.” 조 대표가 그린 시골인심은 그곳에 없었다. “가장 속상했던 것은 아이들이죠. 시골엔 아이가 없으니 어딜가나 예쁨받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친구들 없이 항상 둘만 놀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파요.”

외지인이라는 경계를 허물기 위해 마을 어르신들과 소통하며 부단히 노력했다. 아이들의 교우관계를 위해 몇 안 되는 동네 아이들을 항상 집으로 불러 맛있는 음식을 주곤 했다. “차츰 마음의 문을 열어주셨죠.”
덜컥 시작한 음식점도 버거운 부부였다. “숙박업을 하다 보니 많은 손님들이 음식도 있었으면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했는데 해본 적이 없으니 처음엔 손님이 오면 손님 얼굴만 멀뚱히 바라 보곤 했어요. 음식도 주문 들어가면 한 시간이나 있다 내놓고요.” 그러던 것이 어느덧 30년이 흘렀다. 

구례농촌여성을 대표하기까지
조 대표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생활개선구례군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1993년에 귀촌 후 마음 둘 곳 없었던 조 대표는 1994년 이웃의 추천으로 생활개선회에 가입했다고 한다.
“여러 단체가 있는데 생활개선회가 저와 가장 맞을 것 같았어요. 한 곳에서 꾸준하게 활동하기 위해 다른 단체는 가입하지 않고 생활개선회 활동에만 매진했고요, 내가 정을 쏟을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진심을 회원들도 알아서일까. 조 대표는 제법 젊은 나이에 구례군연합회장직을 연임했다. “당시 구례군생활개선회가 꽤 열악했어요. 그럼에도 풀매기, 장애인시설 봉사활동 등을 추진했고 임원진 일본연수도 다녀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잘 따라준 회원들에게 감사하죠.”
이후 시부모님이 하던 농사를 이어나가기 위해 숙박업과 음식점을 정리하고 피아골에서 내려온 조 대표는 가공기술사업에 도전한다.

“생활개선회원들이 주축이 돼서 참깨, 들깨 유통기술 시범사업에 선정됐어요. 들깨·참깨를 구례의 틈새 소득작목으로 만들자며 몇몇 회원들과 함께 공장을 운영하기로 결심했는데 중간에 투자문제가 발생하면서 결국 저 혼자 운영하고 있어요. 그래도 생활개선회원들과 함께 해낸 일이고 함께 지은 공장이라고 생각하죠. 여전히 회원분들이 일손을 도와주시고요.”

노고명품은 지역의 깨 농가 70곳과 계약재배를 해 수매한 농산물로 기름을 짠다.
조 대표는 농가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주로 수박농가들이 후작농사로 깨농사를 많이 짓는데 수입에 도움이 된다고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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