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김현주 연구사

쌀맥주·쌀어묵 등 개발해 쌀산업 활성화 기반 구축
플라즈마 처리로 저장품질 유지 개선·성과 도출

▲ 김현주 연구사

“우리나라 주요 식량작물인 쌀은 재배면적이 줄고 소비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지요. 그나마 가공용 쌀의 소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쌀의 또 다른 연구로 쌀죽의 품질 평가지표와 소비자 맞춤형(다이어트용, 고령친화용) 적합 품종 선발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데, 곧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우리 팀의 목표는 농업 과학자로서 사회적 변화에 따른 소비 패턴에 맞춘 쌀의 다양한 가공소재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가는 것입니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김현주 연구사(40)는 ‘쌀 가공소재 다양화 및 저장성 개선 기술개발에 따른 쌀 산업 활성화기반 구축’ 연구를 통해 쌀 소비촉진의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는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농진청의 ‘2019 농업기술대상 차세대연구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연구사는 쌀 가공소재 다양화 연구만 15년여를 진행해오는 동안 쌀의 저장성·안전성 등에서 특히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면서 ‘고아미4호를 이용한 쌀 앙금의 제조방법’ 등 4건을 산업재산권 등록했다. 학술성과 또한 ‘대기압 플라즈마에 의한 삼광 및 팔방미의 저장에 따른 품질특성’ 등 27건에 달한다. 맥주의 풍미를 한껏 올려줄 우리 쌀 ‘한가루’ 등 쌀 가공소재 및 저장성 개선 기술 개발 등 다양한 홍보 등의 효과도 많다.

우리나라는 1인 가구 및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 밀가루 선호 등과 같은 사회적 변화로 쌀 소비는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환경변화에 따른 쌀 가공소재 개발과 신수요 창출 연구가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쌀 산업 안팎의 여론이었다.

“쌀은 저장 중에 해충 또는 미생물 번식 등으로 품질이 저하됩니다. 그만큼 가공적성이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한다는 것이지요. 또한 유통과정에서 외부조건 등 유통환경과 포장재의 특성에 따라 품질변화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확한 쌀은 저장과 유통 기간 중 쌀의 품질 유지·저장, 안전성 개선 연구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국산 쌀 가공소재 다양화로
‘쌀 소비’ 새 전기 마련

김현주 연구사와 동료들은 연구의 우선과제로 쌀 품종 특성을 활용한 가공소재 다양화 연구(쌀맥주, 쌀앙금, 쌀어묵)를 시작했다.
“쌀맥주 제조는 발상의 전환이었어요. 맥주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당화과정에는 주원료의 효소활성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쌀은 효소활성이 낮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액화과정을 도입했지요. 그리고 원료분쇄→액화→당화→맥즙 끓임→냉각→발효→숙성 과정을 확립했지요. 이 과정을 통해 쌀맥주에 적합한 품종으로 당화가 용이하고 쓴맛이 낮은 연질미 중 ‘한가루’ 품종을 선발하게 됐습니다.”

▲ 김 연구사와 동료가 쌀 저장성 개선 효과를 얘기하고 있다.

김 연구사와 동료들은 계속해서 쌀을 이용한 새로운 가공소재 개발의 두 번째 방법으로 앙금제조에 적용했다. 앙금은 빵이나 떡 안에 들어가는 재료로서, 경도와 응집성 등의 물성이 중요한 지표라 할 수 있다.

“쌀의 경우 벼 품종 특성에 따라 호화와 물성이 다르기 때문에 앙금 특성에 적용하기에는 부적합해요. 그래서 백미를 분쇄한 후 95℃에서 호화(가열해 풀처럼 끈적끈적) 후 건조하는 공정을 확립했습니다. 또한 앙금 적합 품종으로 ‘고아미4호’, ‘도담쌀’을 선정했지요. 특히 쌀앙금의 장점은 백색으로 다양한 색 연출과 다른 부원료와의 혼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산업적 이용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쌀의 신수요 창출을 위한 세 번째 방법으로 기능성 어묵 제조 기술 확립에 눈을 돌렸다. 어묵 제조 시 전분이 부원료로 사용하게 되는데, 전분을 쌀로 대체해보겠다는 발상이었다.
“품종별로 어묵 가공적성을 분석한 결과, 냉동연육에 쌀을 10%, 20% 첨가해 제조한 후 물성을 분석해 쌀을 20% 첨가할 경우 경도가 높아져 적합한 물성을 보이지 않았지만, 10% 첨가 시  시판 어묵과 유사한 물성을 보였습니다. 이를 토대로 최적 품종으로 ‘신길’과 ‘조생흑찰’을 선발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를 통해 쌀이 밥으로만 섭취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가공소재로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 연구사와 동료들은 더 나아가 쌀 저장 시 해충, 곰팡이 증식으로 인한 품질 저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저온 플라즈마 기술을 적용했다. 플라즈마 발생 저장고에 쌀을 6개월 간 저장 후, 미생물학적 안전성을 검토한 결과, 2log CFU/g 균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플라즈마에 의한 현미의 가공적성을 검토한 결과, 경도가 감소됐고, 수분결합력이 증대돼 취반 시 식감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농업분야에서 플라즈마 기술은 포장, 세척과 저장 등에 원예작물을 중심으로 이용을 시작하고 있으나, 식량작물의 가공적성 관련 연구는 처음으로 시도됐지요. 저온 플라즈마 기술 적용했을 때 쌀의 미생물학적 안전성이 개선된 연구결과는 추후 이 기술이 다른 식량 작물 작목별 특성에 고려한 저장성 개선에도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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