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명견 교수의 재미있고 유익한 옷 이야기(95)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지금 세계 패션계에
‘완판’이란 구세주"

▲ BTS 정국(사진=‘보그 재팬’ 캡처)

말썽 많던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멜라니아의 모습도 차츰 주요 무대에서 사라질 것이다. 11월7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 대국민 승리 연설을 하던 자리에 질 바이든 여사가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등장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검은 바탕에 붉은 꽃잎이 수놓인 비대칭형 원피스와 붉은색 구두, 검은 마스크 차림이었다. 교육자로서 주로 단색 투피스나 재킷 정장, 활동하기 편한 옷을 입고 대중 앞에 서던 그녀였다. 특히 이날 그녀의 드레스는 대통령 부인으로서 앞으로 펼칠 패션정치의 서막이며, 한국적 이미지가 표현된 한국계 디자이너 로라 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각별했다.

로라 김은 도미니카 공화국의 이민자인 오스카 드 라 렌타가 설립한 패션 브랜드에서 도미니카 출신의 페르난도 가르시아가와 함께 총괄 디자이너를 맡고 있다. 미국 보그 등 해외 매체들은 이번 의상이야 말로 바이든의 정책방향을 겨냥한 것이라 했다. 바로 미국 이민자에 의해 세워져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브랜드 드 라 렌타를 통해, 다양성과 인종차별 금지 같은 소신을 완벽하게 드러냈다고 추켜세웠다. 그 때문이었을까. 질 바이든의 이 옷은 유명 온라인 ‘더 아울렛’에서 하룻밤 사이 ‘완판’되는 기록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미셸 오바마의 패션정치를 능가 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지난달 20일 신곡 ‘라이프 고즈 온’ 뮤직비디오 공개 이틀 만에 1억뷰를 기록한 방탄소년단(BTS)도 패션계를 뒤흔드는 ‘가장 영향력 있는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이미 패션계에서는 BTS의 영향력이 커서 그들이 어떤 브랜드 제품을 입었느냐가 큰 관심사로 떠오른다. 특별히 BTS 김남준(RM)이 ‘세계 패션계 영향력 있는 스타 톱 10’에 선정되며 한국 패션계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높였다. 그는 1994년 생으로 IQ 148의 수재에, 일본어와 영어로 대화가 가능하고, 181㎝의 늘씬한 키에 잘생긴 외모까지 겸비한데다, 노래는 말할 것도 없고 작사 작곡까지 능숙하다니 가요계의 보석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지난 6월 ‘보그 재팬’의 8월호 영상이 공개되자 BTS 정국이 입은 프라다 점퍼가 한국, 미국, 프랑스, 일본 등 25개국 ‘품절’을 기록하는 ‘완판남’의 위력을 보인바 있어, 이들이 이어갈 패션시장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코로나19로 세계 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지금 패션계의 ‘완판’이란 구세주 같은 기적이다. 더구나 국내가 아니고 세계 시장에서의 완판은 꿈같은 이야기다.

외모야 모델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를 제칠 사람은 거의 없다고도 하고 많은 장점도 가졌으나, 그녀는 완판녀는 아니었다. 인간들은 사람냄새 나는 인물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비교할 수 없는 외모의 미셸 오바마가 내내 완판녀를 누렸던 사실이 그 답이다. 질 바이든은 워킹 맘으로서의 사람 냄새를 분명히 하고 있다. BTS들도 완벽한 외모와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따뜻한 인간미가 오늘을 만들어냈다고 믿는다. 우리가 대통령 부인이나 유명 연예인은 아니지만, 이런 게 다 사람냄새 나는 선한 삶을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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