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신애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연구위원

"여성농업인이
시대의 흐름을 읽는
경쟁력 있는 경영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등의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이 요구된다"

▲ 주신애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연구위원

그야말로 농식품 유통의 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농식품 유통 분야는 1인 가구의 증가와 저출생과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4차산업 혁명시대를 맞이하는 IT기술의 발전, 간편성·편의성을 강조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고려할 때, 농식품 유통시장도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대형마트 일부의 폐점 소식을 들으며, ‘아, 언젠가는 온라인, 모바일과 같은 신유통채널을 중심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재편 되겠구나’ 하는 예상을 하곤 했다.

2020년, 지금껏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19’는 서서히 변화하던 유통 산업 전반을 혁명에 가까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 ‘언젠가’는 이제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온라인쇼핑 총 거래액은 14조7208억 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30.7%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음·식료품과 음식서비스 분야는 전년대비 76.8%, 91.1% 각각 증가했다.
쿠팡, 마켓컬리로 대표되는 신유통 기업들은 소비자가 모바일로 주문하면 비대면, 당일,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시스템으로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가히 혁신적이라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 했다.

새로운 유통환경에 대한 기대감
환경변화에 뒤처질 것 같은 불안감 혼재

이러한 소식을 접하는 생산현장에서는 새로운 유통시장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는 묘한 기대감과 동시에 빠른 환경변화에 뒤처질 것 같은 불안감이 혼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유통환경의 변화는 여성 농업인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의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일반 학교에서도 온라인 학습이 보편화 되고, 어린이집과 학교의 알림장은 공책에서 모바일 앱으로 변화한 지 오래다. 지역민 사이의 물품거래는 지역 공터가 아닌 모바일 마켓으로, 각종 소식을 주고받는 커뮤니티 활동은 휴대폰의 다양한 채널로 공유하고 있다.
남성에 비해 유연하고 지역 내 공동체 활동을 많이 하는 여성농업인들은 어떻게 보면 남성들보다 더 다양한 영역에서 쉽고 친숙하게 온라인과 모바일 기술을 접해 친숙할 수 있다.
여성농업인 스스로 유통혁명 시대에 강점이 있음을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유통환경에서는 소비자 기호가 다양화되기 때문에 과거 소품종 대량 생산 유통 시스템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 유통 체계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 내 생산자조직과 연계해 차별화가 가능한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데 적극적인 의사 개진과 참여가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새로운 홍보 수단과 판로 개척을 위해 온라인 시스템을 실제로 학습하고 체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유통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지금, 여성농업인이 시대의 흐름을 읽는 경쟁력 있는 경영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유관기관, 산지유통조직 등의 체계적인 지원시스템도 요구된다.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관련 교육과 지원을 점검해 단계별로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두렵기만 한 환경 변화가 아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여성농업인들의 지혜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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