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먹는 음식이 온통 발효식품이다 보니 우리의 입맛은 유난히 삭은 맛(酵)의 영역이 비상하게 발달했다. 학자에 따라 맛의 종류를 다양하게 구분하지만 서양 사람들의 미각은 보통 달고, 쓰고, 시고, 맵고, 짠 다섯 가지 맛으로 구분한다. 한국 사람들은 여기에 더해 삭은 맛과 떫은맛에 익숙하다고 한다. 발효식품에 익숙하지 않은 서양 사람들은 삭은 맛의 영역이 퇴화했기 때문에 그 맛을 못 느낀다고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처럼 김치는 한국의 대표식품이다. 미국의 월간 건강 전문지 ‘헬스’는 김치를 일본의 낫토, 스페인의 올리브유, 인도의 렌틸콩, 그리스의 요구르트와 함께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했다.
특히 김치는 풍부한 비타민과 발효과정에서 나오는 유산균이 항암효과와 면역력 강화에 탁월하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정부는 김치산업을 진흥시키고 김치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매년 11월22일을 ‘김치의 날’로 지정했다.    

올해 10월까지 김치 수출이 1억 불이나 되고, 김치와 고추장 수출이 작년보다 40%나 증가했다. 김치는 한국인의 밥상을 넘어 세계 82개국으로 수출되는 효자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김치를 상용하고 있는 한국이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코로나19 확진자나 사망률이 낮은 것이 혹시 발효식품인 김치가 일조를 한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김치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건강식품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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