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가을이 깊어 간다. 한 해가 지나간다. 올 봄 모내기 현장을 찾아 취재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한여름 무성하게 자 란 논은 얼마 전 황금물결을 보여주더니 이제는 모든 것을 다 내주고 쓸쓸한 모습이다. 1년 사계절 농촌을 찾다보면 계절의 변화를 실감한다.

특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색으로 사계절을 알려주는 농촌에선 자연의 신비로움을 절로 느끼게 된다. 꽉 막힌 고속도로를 뚫고 탁 트인 농촌으로 들어설 때 느끼는 설렘과 힐링을 나만 느꼈던 건 아니었나 보 다.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지친 도시민들이 이제는 복잡한 관광지를 뒤로 하고 한적한 농촌의 품에서 재충전을 하려 한다.

며칠 전 열린 농촌 치유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회토론회에선 농가민박과 치유테라피를 위한 다양한 사례와 함께 앞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농촌치유관광의 수요에 대처할 효과적인 방법들이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스페인 산티아고가 별건가. 우리 농촌에도 나무꾼길, 둘레길, 외씨버선길, 해풍길 등 온갖 종류의 정감있 는 이름의 녹색길이 있다. 자연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야 말로 면역력을 강화하고 스트레스로 훼손된 심신을 치유하는 지름길이란 것이 의학적으로도 속속 증명되고 있다. 소박하고 고즈넉한 풍경 그리고 푸근하게 정을 주는 농촌 마을은 그야말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진정한 치유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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