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신 홍
본지 편집위원
前 축협중앙회 연수원장

 

예로부터 남녀의 결합은 백복의 근원(二性之合 百福之源)이며 같은 마음의 말은 그 냄새가 난초와 같다(同心之言 其臭如蘭)고 했다. 서로 상대방을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풍랑을 무릅쓰고 바다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전쟁터에 나아 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결혼할 때에는 세 번 기도하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결혼이란 중대한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이다. 행복한 부부생활의 비결은 서로 상대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에 있다. 부부로 살면서 부부싸움은 필연적으로 있게 마련이다. 지혜로운 부부싸움은 서로에게 말 못하고 담아 두었던 마음을 전하는 훌륭한 의사소통이고,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며,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식으로 사랑을 배가 시킨다.


부부싸움에서 금기(禁忌)시 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으나 대표적인 것 두 가지만 생각해본다. 첫째 아무리 화가 나도 폭력은 안 된다. 부부싸움 중에는 손발도 모자라 칼과 같은 흉기도 동원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나중에 아무리 사과를 한다고 해도 어떤 계기가 되면 지울 수 없는 환영(幻影)으로 떠오르게 된다.
두 번째로는 아무리 화가 나도 상대의 약점을 후벼 파는 모진 말과 욕설은 안 된다. 상대방 본인은 말 할 것도 없고, 상대편 부모를 비롯한 가족까지 끌어들여 자존심을 짓이겨 놓을 때 이 또한 지우기 힘든 한(恨)으로 남는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라는 말이 있다. 여자는 기억의 천재다.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날짜와 장소, 심지어 시간까지 기억한다. 이 두 가지가 쌓이면 나중에 아이들 다 살림을 내고 난 후 황혼이혼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생여정이란 순간순간의 삶이 이어지는 것이다. 현재를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그러자면 남편은 아내를 고맙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항상 마음에 그리며, 아내는 남편을 힘있고 다정하고 믿음직한 사람으로 그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남녀의 특징도 서로 이해하고 지켜나가야 한다. 남성의 특징은 너그러움이요 여성의 특징은 부드러움이다. 이 특징들이 뒤틀리면 서로 힘들어 진다.


탈무드에 이러한 이야기가 있다,
착한 부부가 살다가 어쩌다 이혼을 했다. 그러다 얼마 후에 이들은 모두 재혼을 하게 됐는데 착한 여자는 악한 남자와, 착한 남자는 악한 여자와 재혼을 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악한 남자는 착한 남편이 됐는데, 악한 여자와 재혼한 착한 남자는 악한 남편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남성은 여성에 의해 영향을 받거나 길들여진다는 교훈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세상에 성공한 남성의 뒤를 보면 거기에는 거의 틀림없이 훌륭한 어머니나 현명한 아내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배우자의 부족한 점이 있다면 서로 보충해주며 살아야 한다. 상대방의 결점은 틈을 보이는 일이지만 한편 생각하면 완벽함보다 그만큼 편한 관계를 제공한다. 너무 완벽하면 숨이 막히고 답답하다.
배우자가 옆에 있어 준다는 자체에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행복의 눈높이를 한 치만 내리면 가정의 행복지수는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동행’이란 시 한 수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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