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는 외로운 지푸라기 허수아비/ 너는 너는 슬픔도 모르는 노란 참새/ 훠이 훠이 가거라 산 너머 멀리 멀리~」가수 조정희의 노래 ‘참새와 허수아비’의 한 구절이다. 들판에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들판을 보면 어릴 적 참새를 쫓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참새는 속담이나 시, 그림에도 자주 등장하는 우리와 친근한 새다. 참새와 허수아비는 쫓고 쫓기는 관계지만 둘 다 낭만적인 가을풍경을 연출해 낸다. 가을들판의 불청객, 그 많던 참새가 요즘은 잘 보이지 않는다. 농촌에 참새 서식지였던 초가지붕이 없어져 개체수가 줄었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농약 과다살포로 참새의 먹이였던 곤충이 사라지면서 서식밀도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1950년대 말 중국의 최고 지도자 마오쩌둥은 인민의 피 같은 곡식을 축내는 참새를 ‘인민의 적’이라 규정하고 참새 소탕작전을 벌였다. 생태계의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라는 생물학자들의 우려를 묵살한 채 중국 전역에서 참새의 씨를 말렸다. 그러나 기대했던 수확량은 더 줄어들었다. 참새가 사라진 논밭에 천적이 없는 메뚜기 등 해충이 창궐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집단농장의 비효율성이 겹치면서 흉년이 들어 1958년부터 3년간 3천만 명이 굶어죽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과학적이고 전문성이 결여된 정책을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서둘러 추진할 경우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잘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부동산 정책을 보면서 중국의 참새 소탕작전 같은 우를 범하지는 않을까 우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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