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 고작 2명

법․제도로는 한계…양성평등교육 강화해야

사회 전 분야에서 여성이 지위와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가장 큰 농업조직인 농협의 유리천장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해수위의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은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432조 원의 자산을 자랑하는 농협의 전체 임원 126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고작 2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중앙회를 포함한 농협의 36개 회사의 여성임원 비율은 1.6%로, 이는 금융권 여성임원 비율 5.3%, 공공기관 여성임원 비율 21.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라는 것이다.

같은 당 맹성규 의원도 공공성이 강조되는 농협에 여성임원이 전무하고, 관리자급에도 여성이 많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에 대한 개선을 주문했다. 자료에 따르면 실제 농협 모든 계열사에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고, 부장급 이상 여성 비율 역시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NH농협금융지주 모두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 계열사와 자회사에 부장급 이상 관리자급 여성이 전혀 없는 곳도 13개나 됐다.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5개년 계획’을 통해 2022년까지 중앙부처 과장급 공무원 4명 중 1명을 여성으로 임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이 과제를 중간 점검한 결과, 2017년 대비 모든 분야에서 여성참여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공공기관 여성임원 비율은 21.1%로 2022년 목표 20.1%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처음으로 여성 차관급 공무원을 임용했고, 금융위원회도 첫 여성 고위공무원을 임용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여성관리자 임용 확대 추진 근거를 마련하고 인사위원회 구성 시 여성 위촉위원 비율을 40%로 의무화하는 등 양성평등 인사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여성임원 최소 1명 이상 임명을 위한 지침을 반영하고 양성평등 임원임명 목표제를 시행해 실제 공공기관 여성임원은 2018년 647명에서 지난해에는 772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서는 여성 교장·교감 임용이 44.1%까지 증가했고, 군에서도 여군 간부 신규임용과 상위계급 진출도 확대됐다.

이러한 국가적·사회적 분위기와 반대로 농업계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꺼운 것이 현실이다. 농협 전체 직원 2만7940명 중 여성 직원이 40%인 1만115명을 차지하고 있지만 양성평등 인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법과 제도만으로는 양성평등 인사를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기에 관련 교육을 더 강화해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한편, 우리의 농업 인력 중 여성의 비율이 과반수를 넘고 그들의 역할도 날로 중요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법적·사회적 지위가 낮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농업계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한층 강화돼야 하고, 여성들 스스로도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역량을 키워 적극적으로 사회참여에 나서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현실의 문턱을 넘기 위한 첫 한 걸음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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