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 중인 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재발해 돼지 대량 살처분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게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지난 9일 강원도 화천의 한 양돈농장에서 출하된 어미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해당 농장에서 약 2㎞ 떨어진 다른 농장에서도 ASF가 추가로 발생했다. 더욱이 청정지역으로 손꼽히며 지난해 ASF 마수를 피해간 강원도에서 처음 발생한 것이어서 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9월17일 경기도 파주의 양돈농장에서 국내에서는 최초로 ASF가 발병한 후 연천, 김포, 인천 강화 등에서 잇달아 ASF가 발생해 경기 북부지역 양돈산업을 초토화시킨 바 있는데, 이번에 1년 만에 또다시 ASF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2019년 10월 이후 사육돼지에서 ASF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경기와 강원도 접경지역의 야생멧돼지에서는 지속적으로 ASF 바이러스가 검출돼 방역당국과 농가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날씨가 추워져 야생에서 먹이활동이 힘든 야생멧돼지가 민가로 내려오거나, 수렵이 제한된 국립공원으로 이동해 강원지역에 ASF가 확산할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인류를 위협하는 코로나19, 돼지를 죽이는 ASF, 사과·배 등에 발병하는 과수화상병 등은 모두 치료제가 없는 병들이며, 이들 병이 인류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정부는 과감한 예산 투입과 연구에 박차를 가해 치료제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농가들도 더 이상 전염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한 방역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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