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쌀의 날이었던 지난 10월15일은 세계여성농업인의 날이었다. 지난 1995년 북경에서 열린 제4차 세계여성대회에서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쌀의 날’인 10월15일을 세계여성농업인의 날로 제정하자고 제안했고, 1997년 UN은 여성농업인을 육성하고 양성평등과 삶의 질 등 권익 향상을 위해 이날을 ‘세계여성농업인의 날’로 공식 선포했다.

그 후로 사반세기가 흘렀다. 그렇다면 그 동안 여성농업인의 삶이 크게 나아졌을까. 불행히도 그렇지 못한 것 같다. 20년간 시행된 여성농업인 육성 기본계획이 여성농업인의 삶의 질과 권익 향상, 직업인으로서의 법적 지위 확보 등에 어느 정도 기여해왔음은 부인할 수 없지만 여성농업인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법적·사회적 지위 향상에 상당 부분 기여했는지에 대해서 여전히 의문부호다.

여성농업인단체들은 세계여성농업인의 날이었던 지난 15일 공동성명을 통해 또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부처 내에 여성농업인 전담부서가 설치되고 지자체로 확대되는 것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도 조속히 전 지자체로의 확산을 촉구했다. 농업인력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농업인이 농사의 주체로서, 당당한 농업인으로서 법적 권리를 보장받고, 양성평등한 정책이 실현되기를 바랐다. 이제 여성농업인이 나서야 한다. 농업의 보조자, 농정의 관망자가 아닌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 능력 개발에 나서고 농정에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 얼마 전 타계한 대한민국 여성운동의 선구자인 이효재 교수의 치열했던 삶에서 그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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