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왔다 중달 왔다 팔월보름 중달 왔다/ 밝고 밝은 달빛 밑에 어머니와 우리 뉘는/ 달이야기 하여가며 예쁜 송편 만든단다. 추석을 노래한 임동권의 한국민요 한 대목이다.

추석은 풍성한 수확에 대한 조상에 감사와 가족이 음식을 장만해 함께 기쁨을 나누는 민족 최대 명절이다. 그러나 올해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귀성을 자제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60% 정도가 이번 ‘추석 귀성’을 미룰 예정이라 했다. ‘효도하러 고향 갔다가 노부모에게 코로나를 옮기는 불효를 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대신 고향을 못간 가족들이 컴퓨터를 통해 온라인 화상 차례(茶禮)를 올리는 집도 늘어나고 있다. 

주부들은 명절만 되면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로 심각한 명절 증후군을 겪는다. 며느리들이 이번 추석에 어른들께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이번 추석엔 안 와도 된다’가 46%나 된다고 한다. 정부가 추석귀성 자제를 권고했다는 소식에 한 맘(Mom)카페의 댓글에는 ‘듣던 중 반가운 소리’, ‘권고가 아닌 금지를 해야지’ 등 다양한 반응이 올라왔다. 매년 추석만 되면 ‘고향방문 환영’, ‘애미야 어서 와라. 올해 설거지는 시아버지가 다 해주마!’라는 현수막 대신에 올해는 ‘아들딸 며느리야,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안와도 된당께.’라는 현수막이 마을 어귀에 붙었다고 한다.

비록 몸은 못가지만 마음은 모두 고향에 가 있을 것 같다. 부모님께 전화도 올리고 효의 마음을 담은 푸짐한 농산물을 추석선물로 보내면 더 풍요롭고 훈훈한 명절이 되지 않을까.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