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지역특화연구소를 가다 :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

2018년 국회는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새롭게 제정했다. 이 법률은 지역의 특성과 비교우위를 고려해 유망한 지역특화작목 개발과 이를 활용한 산업 활성화를 농업의 새로운 발전·전략으로 삼고자 한다. 농촌진흥청도 지역특화연구소 지원예산을 각각 최대 20억 원까지 늘리고 연구소의 추가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역농업 R&D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각 도농업기술원 산하 지역특화연구소를 다룬다.

 

▲ 딸기에 관한 시험연구에서 보급까지... 딸기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논산 딸기연구소엔 전국 딸기 농가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설향’ ‘매향’… 딸기품종 국산화 일등공신

딸기는 일본 품종을 제치고 국산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농산물로 꼽힌다. 딸기 국산 품종 보급률은 2002년 1.4%에서 16년 사이에 70배 가까이 뛰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 딸기밭의 90% 이상은 레드펄·아끼히메 등 일본 품종이 차지했다. 이렇게 급속도로 품종 국산화가 이뤄진 작물은 찾기 어렵다. 국산 딸기 품종이 전국에 보급된 데는 1994년 충남 논산에 문을 연 딸기연구소 역할이 컸다.

딸기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육종연구와 병해충 연구를 통해 딸기 조직 배양묘를 1996년부터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종자를 만들고 보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2005년만 해도 국내에서 생산된 딸기 중 80%는 ‘아키히메’, ‘레드펄’ 등 일본품종이었다. 당시 국산 딸기 품종의 비중은 9.2%에 그쳤다. 우리는 딸기 씨앗만 쓰고 매년 60억 원 가량을 일본에 로열티로 지불했다. 곳곳에서 ‘딸기독립’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왔다.

매향·설향·금향 등 9품종 육성
딸기연구소는 2002년 매향을 시작으로  2005년 설향, 2012년 숙향, 2016년 킹스베리, 2017년 써니베리, 2017년 두리향 등 신품종 딸기를 농가에 보급했다.
국산 품종인 ‘매향’이 보급된 이후로 국산 품종이 일본 품종을 밀어냈다. 해외로 수출되는 딸기의 90% 이상은 ‘매향’이며, 또 다른 국산 품종인 ‘설향’은 딸기 품종별 비중의 약 84%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딸기 재배 면적은 2017년 기준 5907㏊이며 이 가운데 논산을 중심으로 충남이 21.1%를 차지하고 있다.

▲ 딸기의 국산품종 보급률을 높이는데 있어 딸기연구소 직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컸다. 딸기연구소를 지키는 일당백의 연구원들.

딸기연구소 김현숙 연구사는 “국산 품종의 대표주자인 설향이 등장하면서 로열티 문제가 해결됐다”며 “설향은 일본종 레드펄 대비 수량 20~30%, 소득 40~50%가 높아 농민의 높은 관심속에 보급 중에 있고 당과 산의 조화가 잘 이뤄져 소비자들의 압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비료에 부작용도 거의 없는 설향은  ‘누구든지 묘목을 땅에 꽂기만 하면 잘 자란다’고 할 정도로 연작피해가 적고 흰가루병에 강한 것이 큰 장점이다.
설향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6조 4천억 원으로 국내 딸기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고, 킹스베리 역시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공사의 미래클 K-food 수출유먕 품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직배양 우량묘 보급체계 구축
또한  딸기연구소는 딸기 농가 소득 향상과 품종 보호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최초 우량묘 보급 시스템을 구축, 지난 1996년부터 딸기 우량묘를 도내 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설향·써니베리·두리향 등 3품종 무병, 우량묘 8만 주를 분양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우량묘 증식 효율을 높이기 위해 우량묘 증식시설을 갖춘 시·군 농업기술센터 직영 육묘장과 시·군별 전문 육묘장, 대표 농가 육묘장, 원묘 증식시설 등에 분양할 계획이다. 개별 농가의 경우, 내년부터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전문 육묘장, 원묘 증식시설에서 구입할 수 있다.

딸기연구소 이인하 연구사는 “설향은 딸기 국산화를 이끈 대표적인 품종이고, 써니베리와 두리향은 수출과 내수 시장에서 소비자 호응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품종”이라며 “육묘가 딸기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바이러스 없는 국산 품종 우량묘를 지속 보급해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품종 개발은 오랜 시간 꾸준한 연구가 이뤄져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딸기연구소는 앞으로도 저장성·품질·수량성·내병성 등을 고루 갖춘 딸기 신품종을 개발하고 육묘기술, 재배기술, 병해충 방제기술 등 다양한 딸기 실용화 기술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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