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유재홍 연구관

▲ 연구실의 유재홍 연구관

토착미생물과 임업부산물 이용한 ‘미생물 대량 배양기술’ 개발

축사 악취 발생 원인 ‘감소 효과’ 탁월
특허기술 이용 10년간 생산유발 효과 약 70억 원 전망

“연구 분야가 미생물을 이용해 발생 악취를 근원적으로 감소시키거나 제거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온통 악취의 현장을 찾아다니는 것이 일입니다. 쾌적한 업무환경과는 거리가 멀지요. 주로 양돈 농가, 음식물 쓰레기 수거장, 도살장 등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이를 재료로 연구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어떤 때는 시료 채취 작업 후 음식점에 들어갔다가 심한 악취로 식당에서 쫓겨난 경우도 있었지요.

수많은 고민과 반복된 실험이 이어져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동안 미생물 배양액을 돈분뇨에 처리해 발생하는 악취가스의 감소 정도를 기기 분석한 결과들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관능검사(직접적이고 감각적인 검사)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요. 그러던 중에 미생물과 혼합해 쓸 수 있는 임업 부산물 중 잣송이 부산물을 찾아내 돈분뇨에 처리했더니, 불쾌하지 않은 상태의 결과물을 얻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의 많은 스트레스를 다 털어낼 수 있었던 짜릿한 기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유재홍 연구관(58)은 축사의 악취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토착미생물과 풍부한 임업부산물을 이용한 대량 배양기술’로 국내 축산업과 음식물 처리 산업 분야에 일등공신이다. 미생물을 이용한 악취 제거연구를 25년 수행한 유 지도관은 ‘악취가스 감소처리제’, ‘악취가스 감소용 조성물’ 등 10건의 산업재산권 등록을 비롯해 ‘된장에서 분리한 Pichia farinosa NAAS-2의 돈분 악취감소효과’ 등 37건의 다양한 논문을 발표했다.

“악취는 특히 양돈·양계 농가 등에서 심각합니다. 유기성 오염물질인 축산분뇨는 그대로 배출될 경우 커다란 환경오염을 야기시킵니다. 이에 따라서 축산 오폐수는정화처리 하도록 하는 국제협약이 이뤄져 있지요.”
축산 오폐수 악취의 문제점으로는 가축의 생산성 저감, 폐사율 증가, 사료효율 저하, 농경지·하천 오염, 악취로 인한 대기오염과 주변 민원 등 많다. 최근의 악취저감용 처리제로는 염소산(ClO2)계, 알칼리제(가성소다 혼합물), 분말효소제, 식물추출물과 광합성물 혼합제, 생리활성 혼합제, 생균제 혼합제, 산화제, 산·염기 중화제, 마스킹제 등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제품은 악취 성분 자체를 분해·제거하지 못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는 현실이다.

“농진청에서 개발한 악취가스 감소 처리제는 악취감소효과 미생물에 잣송이를 첨가해 분말을 발효시킨 복합 미생물제로서 악취유발 물질을 감소시켜 축사 내외의 환경을 개선·정화합니다.
또한 가축의 성장을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악취유발 물질의 농도 감소로 축사 내외의 환경을 개선하고, 가축에게 먹였을 때 사료 사용량을 감소시키면서 육질을 향상시키는 기능도 확인됐지요. 이 제품에 사용한 미생물은 새로운 미생물인 피치파리노사(효모), 바실러스 아밀로리퀴파시엔스 균주로서 우리나라 토착 식품인 김치에서 분리한 것입니다. 특허등록을 해 사료첨가제나 악취감소 처리용으로 6개 업체에 14건의 기술이전을 했습니다.
사료에 첨가하는 생균제와 돈분뇨에 처리하는 복합 미생물제도 개발해 사업화에 성공했지요. 이 제품은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미생물제보다 가스 감소 효과를 나타내는 효과 발현 시간이 90일 이상에서 10일 이내로 단축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유재홍 연구관과 연구팀이 개발한 악취제거 미생물제는 일반적인 환경뿐만 아니라 극한 환경에서도 잘 적응해 암모니아가스, 황화수소, 아민가스(NH2)를 현저히 감소시키는 기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미생물군은 사료첨가제로서도 활용이 가능해 장내에서 유해가스 발생을 억제, 돈분뇨에서 발생하는 악취가스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크다. 이 기술은 이미 업체에서 사업화에 성공한 기술로 사료 혼합 급여용과 돈분뇨 처리용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사료첨가제와 돈분 살포용 미생물제제의 국내 시장규모는 약 8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미생물제의 특허기술을 이용한 제품 생산에 따라 부가가치 증가는 물론이고, 악취가스 감소 처리제로 인한 직접적인 부가가치 창출은 사료업체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경제적 파급효과를 검토한 결과, 부가가치는 2018년부터 2027년까지 10년 동안 70억 원 이상이 예상됩니다. 이밖에도 산업별로는 기술도입과 생산유발 및 취업효과 등의 부가가치 효과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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