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남 담양군 봉산면‘멜하바농원’김승미씨

▲ 대추토마토를 수확하며 가지치기를 하고 있는 김승미씨.

하우스 9개동 펼쳐진 농원은 김 대표 ‘땀방울’ 흔적
멜하바농원은 영산강 따라서 운명처럼 자리한 터전

“고품질 생산과 체험농장으로
  귀농 경험 맘껏 풀어낼 터”

전남 담양은 풍광이 수려하다. 전남 최북단에 자리하고 있다. 병풍산·삼인산·추월산·금성산 등이 서북쪽 경계를 지키고, 앞쪽으로 무등산이 바로 펼쳐진다. 그 사이 드넓은 평야가 자리하고 있어, 예로부터 바람과 빛이 좋기로 이름을 얻어왔다. 담양은 대나무 천지다. 그래서인지 담양 사람들은 대나무를 닮은 구석이 많다.

지금 담양군은 전역이 유네스코로부터 슬로시티로 인증돼 대나무와 함께 걷는 풍치도 아름답다.
담양군 봉산면은 서쪽 경계를 영산강 본류가 흐르고, 중앙으로 영산강 상류 지류인 오례강(五禮江)이 남서쪽으로 흐른다. 주요 농산물은 딸기·멜론·토마토·수박·고추 등 시설원예가 발달했다. 특용작물로 목화·삼·참깨·들깨 등을 산출하며, 죽세공품·고공품(藁工品) 생산도 활발하다. 문화재로는 면앙정, 제월리 지석묘, 정기동 효자비(鄭基東孝子碑), 삼강문(三綱門), 경첨당(敬瞻堂) 등이 있다.

이곳 봉산면 오례강을 양 옆으로 한쪽은 바다처럼 펼쳐진 평야지대, 그리고 반대편 쪽에는 그림처럼 들어앉은 마을들이 반긴다. 이 평야지대에 넘실대는 비닐하우스들 사이에 김승미씨(50)가 운영하는 대추토마토 멜하바농원을 찾았다. 250여 평의 하우스 9개동이 늘어선 멜하바농원은 한 눈에 그 규모를 짐작하게 했다.
“귀농을 한 것도 자연을 생각하며 언제나 행복하고 평화롭고 싶어서였습니다. 멜하바는 터키어로 ‘평화 평안’의 뜻인데요. 그런 마음으로 지었지요. 벌써 귀농한지도 6년이 지나가네요. 이제는 농사꾼이 어느 정도는 된 것 같기도 하고, 마음도 평화롭고 가족 모두가 행복한 마음으로 열심히 농사짓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벌교가 고향이다. 남편 오필성씨(56)는 장흥이다. 지난 1997년 결혼 후에는 주로 서울에서 생활했다. 직장생활도 오래했지만 더 큰 꿈을 위해 사업도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서로가 60살이 넘어갈 즈음에는 시골에 내려가서 살자고 약속하곤 했었다.

“저도 그렇지만 남편도 시골 출신이기 때문에 살면서도 가끔씩 시골 얘기를 자주 했지요. 열심히 일하고 늙어서는 시골에 내려가서 살자고. 그런데 생각대로 되지는 않더라고요. 남편이 직장생활도 오래 했고, 또 그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해서 기대가 컸었는데 생각처럼 잘되진 않았죠.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러다보니까 평소에 생각하던 귀농을 조금 앞당기게 됐지요. 어디로 귀농할지도 복잡했습니다. 어쨌든 운명처럼 담양으로, 영산강을 따라서 지금의 터전으로 자리를 잡게 됐지요. 생각할수록 행운이고,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그렇게 2014년 마흔셋의 나이에 작심하고 귀농을 했다. 논밭을 얻어 비닐하우스도 짓고, 쌀농사도 시작했다.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와 관련 시설을 찾아 교육이란 교육은 다 받았다. 담양군귀농귀촌협의회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사회 활동도 참여했다.
김 대표는 공부하는 농사꾼을 꿈꿨다. 그러면서 농사와 경영을 결코 따로 생각하지 않았다.
“농사라는 것이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완전히 망치지도 않는 것이 농사이지요. 다만 최고의 품질로, 최고의 수확을 하는 것이 어렵고 또 중요합니다. 선택과 집중은 농사에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쌀농사도 짓고 대추토마토도 재배했는데 많이 힘들었지요. 그래서 지금은 쌀농사는 포기하고, 토마토 하우스에 집중하면서 조금씩 늘린 것이 9개동에 이르고 있네요. 이제는 생각을 줄이고 농사짓는 즐거움으로 살고 있습니다. 요즘은 그런 모습이 좋네요.”

김 대표는 올해 꿈이 있다. 지금까지가 재배와 단순가공이었다면 앞으로는 남들과 차별화되는 고품질의 재배와 가공으로 소비자를 만나고 싶다는 것이다. 그동안 쌓인 시골생활의 경험과 토마토에 얽힌 인생이야기를 소비자와 함께 풀어낼 체험농장도 만드는  일이다.
“농사가 이제 조금 보인다고 할까요.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농사에 대한 다양한 컨설팅이나 귀농상담은 물론 체험교실 운영 등으로 멜하바농원과 담양의 아름다움을 스토리로 풀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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