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색 소믈리에의 세계 - 워터 소믈리에 김하늘씨

중세 유럽에서 식품보관을 담당하는 솜(Somme)에서 유래한 소믈리에. 흔히 와인을 감별하는 와인 소믈리에를 떠올리지만 영주가 식사하기 전 식품의 안전성을 알려 주었던 소믈리에의 역할은 웰빙이 대세인 현재에도 유효하다. 더 건강한 먹을거리를 위해 활동하는 다양한 소믈리에들을 만나본다.

▲ 2014년 워터 소믈리에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엔 꾸준히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로 불리고 있는 김하늘 씨. 그의 사무실엔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물이 전시돼 있다.

- 아직 대중에게 워터 소믈리에는 낯설다
워터 소믈리에는 물의 맛과 냄새를 전문적으로 평가하고 판별하는 ‘물 맛 감별 전문가’로 음식과 어울리는 물을 추천하고 판매도 한다. 2014년 워터 소믈리에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에는 ‘국가대표 워터 소믈리에’로 불리고 있고 최근에는 제주도 해저지형의 천연청정암반수에 김하늘이란 이름을 걸고 ‘제주용암수’란 상표로 편의점에 납품하고 있다.

- 워터 소믈리에 대회도 있나?
‘워터 블렌딩’, ‘음식과 워터의 조화’, ‘워터 스토리텔링’, ‘블라인드 테이스팅’ 등 다양한 종목으로 열리는 대회는 작년 9회째 대회가 개최됐으며, 올해는 8월쯤 10회가 열릴 예정이다. 내가 우승을 했던 2014년 4회 대회에선, 6개의 잔에 500ml 탄산수를 똑같이 따라야 했던 종목도 있었다.

- 워터 소믈리에가 된 계기는
처음에는 와인을 먼저 공부했다. 전공이 외식경영학과라 자연스럽게 와인을 접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품종도 맞추고 알코올 도수도 맞추다 보니, 스스로 재능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군대에 다녀온 후 ‘워터 소믈리에’라는 것이 생겼고, 와인에 처음 빠졌던 것보다 더욱 빠르게 물에 빠지게 됐다. 블라인드 테이스팅 때 남들이 어렵다는 물의 구분도 와인 테이스팅 방법으로 제법 맞출 수 있었다. 와인은 수십년동안 공부하고,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워터는 새로 생긴 분야이니 선배가 없었다. 진입장벽 자체가 없었다.
마침 2013년 캐나다 여행에서 우연히 들린 제법 규모가 큰 대형마트에서 한쪽 벽면 전체가 물로 진열된 것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 이 광경이 물 시장의 미래란 확신이 들었다.

- 워터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워터는
2016년 8월부터 ‘스카이라인 워터스 포인트(Skyline Water's Point; 김하늘 워터소믈리에의 기준으로 물을 평가)로 물을 평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300개 가까이 평가했다.
물을 평가하는데 10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수원지의 가치’, ‘맛’, ‘미네랄함량’, ‘패키지디자인’, ‘가격’, ‘접근성’, ‘유통회사의 신뢰도’, ‘추천의도’, ‘재구매의도’, ‘개인적인 선호도’ 등이다.

각각 1점 만점에 0.5점 기본 점수로 총합이 ‘스카이라인워터스포인트(SWP; 10점 만점)’이다. 가장 높은 점수는 현재까지 슬로베니아의 ‘ROI’라는 울트라 프리미엄 워터이며 9.0점이다. 가장 낮은 품질의 물은 5점대이며, 보통 7점대면 좋은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국산 물 중엔 ‘딥스 골드 해양심층수’가 8.3점, ‘제주 삼다수’가 7.7점, ‘강원 평창수’가 7.3점 등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수입 물 중엔 ‘게롤슈타이너 탄산수(독일)’가 8.9점, ‘알카라이프(호주)’가 8.4점, ‘바이칼430(러시아)’가 7.7점 등의 좋은 점수를 받았다.

- 건강한 물 마시기, 물을 잘 마시는 방법이 있나?
하루에 약 2리터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은데 2리터의 물을 마시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나조차도 신경 쓰지 않으면 1리터 마시기도 버거운 날이 있다. 하루에 2리터 마시기의 성공 여부는 아침에 달렸다. 아침에 물 한 잔은 보약이란 말이 있다. 수면 중에 잠든 장기를 깨우고, 쾌변을 유도한다. 출근 전 물 마시기 성공했다면, 그 날의 2리터 마시기는 꽤 쉬워진다.
하루를 세 끼 기준으로 나눈다면 기상 후 아침 마시기 전까지 500ml의 물을 마시고, 오전에 500ml, 오후에 500ml, 저녁 식사 후 자기 전 까지 500ml를 마시면 된다. 벌컥벌컥 마셔버릇한 사람은 500ml의 물도 2~3번 안에 가볍게 마시지만, 조금씩 마셔버릇한 사람은 500ml 병은 하루 종일 들고 다닌다. 물을 몇 모금 못 마시겠다면 유리잔에 필요한 양만큼 따라 마시길 추천한다. 마셔야 하는 목표가 세분화되고 양도 작아지면서 쉽게 물을 마실 수 있다.

- 직업적인 만족도는
90점이다. 만족스럽다. 20대 중반까지 평범하게 살다가 이 직업을 선택한 후에 국가대표 타이틀을 달고, CF 모델에 발탁되며, 국제 컨퍼런스에 연사로 초청 받고, 세계적인 품평회에 심사위원으로 초대 받았다.  물을 사는 사람, 물을 파는 사람, 물을 만드는 사람, 물을 마시는 사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여러 물 관련 기업들과도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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