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영의 금융과 행복이야기

가정상황 맞는 소비습관 갖춰야

코로나19는 경제전반을 뒤흔드는 위기사태로 개인과 가계의 소비심리는 2009년 3월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위축되고 있다.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판단하고 소비가 위축되는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가정이 벌어들이는 소득이 줄어드니 소비지출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가정경제입장에서 분명 위기다. 그러나 늘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이런 위기를 통해 우리 가정의 소비지출이 과연 잘 되고 있는 것인지 돌아보고 앞으로 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첫째, 일단 우리 가정에서 소비하고 있던 소비지출 패턴을 살펴보고 여러 가지 지출 항목 중에서 무엇을 줄일 수 있는지 판단해 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달에 우리가 얼마를 벌어 어떻게 소비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번 위기를 통해 한번도 점검해본 적 없다면 당장 들여다보자. 아마도 꼭 필요하지 않은 지출항목, 생각지도 않게 나가는 지출항목을 발견하게 되고 어떤 항목의 소비를 줄여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실제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소비지출을 줄이면서 좋은 소비지출 습관을 스며들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늘어난 소비지출을 줄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한 달 용돈이 30만 원이었는데 15만 원으로 줄이는 것은 어느 사이 스스로 한계를 느끼게 할 것이다. 작은 차를 타다가 큰 차로 바꾸면 적응이 쉽지만 큰 차를 타다가 작은 차를 타는 것은 상당시간 적응이 필요한 것과 같다.

뭔가를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습관화 시키려면 그에 대한 신념과 가치관이 중요하다. 우리 가정이 왜 이 소비를 줄여가야 하는지에 대한 가족구성원의 가치관이 잘 반영되고 서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지속적으로 실행가능하다. 돈과 관련된 가족회의를 하거나 소통을 자주 하지 않는다면 이번 기회에 가족들과 돈 사용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나눠보는 기회를 가져보자. 생각보다 돈에 대한 대화가 없는 가정들이 많다. 내 배우자, 자녀들이 가지는 돈에 대한 생각들을 서로 알고 대처하는 것이 행동을 지속하는데 효과적이다.

셋째, 이번 코로나19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니 외식비나 교제비, 문화활동비, 의류비 등이 감소되고 식비가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특히 오프라인 구매가 줄고 온라인 상품 구매가 늘어난 상황이다. 온라인 쇼핑을 하지 않았던 50~60대들도 이번 사태로 온라인 쇼핑을 경험하게 되고 편리성을 맛본 소비자들은 계속 온라인 쇼핑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봄 소식에도 외출을 자제하는 상황 때문에 불필요한 온라인 쇼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
이번 기회에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훈련을 해보고 가정의 상황에 맞는 소비지출 관리와 소비습관을 갖춰보는 것이다. 소득을 당장 늘릴 수 없다면 슬기로운 소비지출이 답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