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농업 현장탐방 - 농업으로 치유한다‘뜨락’

각계각층 사람들과의 사회적통합도 기대
물질적 가치보다 치유농업 인식·가치 알고 시작해야

경북 경산시 자인면에는 ‘뜨락’이란 이름의 이색농장이 있다. 뜨락원예치료센터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치유·치료·교육 등 원예활동을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경산시 최초로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농촌교육농장품질인증을 받은 뜨락은 장애인, 노인, 아이 등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정신적으로부터 치유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펼쳐 사회적 농업을 실현하고 있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찾아온 성공
뜨락의 대표 신은숙 원예치료사는 농장을 운영하기 전에는 어린이집 원장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매번 반복되는 일상으로 무력해진 삶이 힘들어 어린이집을 접고 치유농업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저희 부모님이 영주시 부석사 인근 에서 과수원을 하셨어요. 저 또한, 거기서 먹고 자라났죠. 그래서 그런지 도시에서 반복되는 삶을 살 때 농촌에서 지냈던 추억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신 대표는 농촌진흥청에서 운영했던 원예지도사 과정을 배우고 여러 공부도 병행하며 1년을 보냈다 고 한다. 원예지도사 공부를 마치고 마침내 2011년, 39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뜨락을 운영하게 됐다.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노약자를 위해 유니버셜디자인으로 농장을 조성했고 다양한 원예활동 프로그 램을 구성해 참가자들에게 심신의 치유와 쾌적성을 주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경상북도 돌봄 농장(치유농장) 육성농장 선정과 경산시 최초로 농촌진흥청 품질인증 농촌교육농장 획득 등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뒤에는 여러 시행착오와 노력이 있었기에 자신이 한국형 치유농장의 선두주자에 명성이 오른 거라고 그는 말했다. “다양한 대상들을 통해 경험하 고 배운 것이 지금의 뜨락을 운영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죠.”

치유농업이 뭡니까?
뜨락 운영 초기에는 ‘치유농업’이란 인식 자체가 없어서 힘들었다고 한다. 주변 농업인들이 원예치료센터라는 간판을 보고 나무나 식물의 병을 고치는 곳으로 착각하거나, 농업기술센터 직원이 치유농업 육성을 위해 사업계획을 올렸는데 소장은 치유농업 뜻을 정확히 몰라 전화까지 걸어 왔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정부지원 확대와 치유농업이란 개념이 많이 퍼지게 되면서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었다. 하지만 그는 정부 지원으로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지원 확대로 너도나도 치유농업을 하고 있어요. 문제점은 반 이상이 물질적 가치만 바라보고 치유농업을 시작한다는 점이죠. 제가 10년 동안 치유농업을 하면서 느낀 건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고 제대로 된 인식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 치유농업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상자의 정신과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해야만 제 기분이 상대에게도 전달됩니다. 그래서 물질적으로만 바라본다면 그 사람들의 치유는 물론, 마음도 어루만져줄 수 없어요. 그래서 정부 지원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치유농업에 대한 인식과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지원해야 합니다.” 

치유농업 사례·성과 공유할터
치유농업의 효과는 원예활동에 의해 사회적·심리적 등의 적응력을 기르고 육체적·정신적 회복과 재활을 하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지만 사회통합적 차원에서도 큰 효과가 있다고 신은숙 대표는 말한다.

▲ 신은숙 대표는 치유농장을 운영하면서 힘든 점도 있지만, 그 힘든 점을 즐긴다면서 어떤 직업이라도 자신이 즐기지 않으면 힘이 들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7개 학교가 참여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서로 잘 모르는 친구들이 모여 같이 돕고 친해지고, 사회적 통합도 가능하겠다고 생각이 들었죠. 이밖에도 치유농업은 농촌어르신들의 우울증과 소외감도 극복에도 도움이 됩니다. 무기력하게 계셨던 어르신이 프로그램을 계속 받으시면서 채소도 따고 프로그램 일환인 요리 활동도 즐겁게 하며 끝날 무렵에는 완전히 생기를 찾으셨죠.”

신 대표는 “감성적이고 세심한 사람에게 치유농업을 추천합니다. 만약 치유농업 국가 자격증이 생긴다면 농촌여성들이 많이 따길 바라요. 자신들의 농장에 있는 자원들을 활용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면 좋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신 치료사는 ‘절기따라 뜨락에서 노닐다’와 ‘뜨락에서 만난 그림책이야기’ 등에 두 권의 책을 냈다. 앞으로 두 권의 책을 바탕으로 좀 더 구체적인 프로그램 사례 중심의 책을 낼 계획이라고 한다.

“치유농업에 대한 노하우나 데이터를 혼자 갖고 있는 것보다는 치유농업에 대해 배우고 싶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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