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영의 금융과 행복이야기

내 돈의 History... 직면하고 기록하라
정기적 소득과 비정기적 소득의 주머니 따로따로

나에게 들어오고 나가는 돈이 얼마인지 아는 것이 돈 관리의 가장 기본원칙이다. 그런데 이 기본원칙을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들어오는 돈이 얼마인지 나가는 돈이 얼마인지 알아야 그 범위 내에서 살아갈 수 있고 돈으로 인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예산 세우기’라고 한다. 매달 월급이 정해진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예산을 세우는 것이 용이하다.

그러나 불규칙한 소득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매달 고정수입이 없는 경우에 예산을 어떻게 세울 수 있을지, 농업과 사업에 종사하는 가정에서 어떻게 가정경제를 분리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가정의 주요 소득자가 소득이 불규칙적인 농업이나 사업을 하더라도 매달 정해진 시간에 월급을 넣어서 그에 따라 사용하도록 하는 가정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되는대로 쓰고 저축’하는 경우 가정에 새는 돈이 많아진다. 예산 세우기는 시스템 마련과 습관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각 가정에서 쉽게 행할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가계부를 작성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과정을 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가계부 시스템을 접할 수 있고 비정기적 통장, 정기적 통장 등으로 분류해서 기록할 수 있다.
일단 먼저 나의 가정경제에 직면하자. 생각보다 자신의 돈의 흐름에 직면하기를 피하고 돈에 대한 소통을 거부한다. 최소 1년에 2번 정기적으로 직면해보자. 직면해야 무엇이 부족하고 남는지 알 수 있고 돈의 흐름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다.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하듯이 재무점검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자신이 어떠한 방식으로 벌고 쓰는지를 알아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도 못하면서 어려운 투자상품과 수익을 많이 주는 대안을 고민하지 말자.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임을 잊지 말자.

직면하고, 기록하고 나의 돈에 대한 히스토리를 남기고 그 용도를 구별하고 나에게 맞는 초기값을 잘 정하자. 오늘날 사회는 우리가 이러한 예산관리를 잘 해도 그것을 지키기 어렵게 하는 시대다. 미래기술 혁신을 통해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마음만 먹으면 돈을 쓰게 하는 환경이다. 편리함이 가져다주는 무분별한 지출을 간과하지 말자. 자신에게 맞는 용도별 돈의 초기값을 정하고 몸에 체화되도록 습관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소비는 하방경직성이 있다. 처음에 초기값을 늘여놓으면 그 이상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주기적으로 쓰는 돈은 체크카드로 사용하고 비정기적인 갑작스런 지출은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방법, 늘 정기적인 소득과 지출의 주머니, 비정기적인 소득과 지출의 주머니를 따로 갖는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 보면서 나만의 예산관리 방법을 찾고 시스템으로 만들고 행하자. 시작이 반이다.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새해의 첫 번째 실천계획으로 다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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