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 전국 여성조합장 릴레이 인터뷰 - 동세종농협 강영희 조합장

전국 지역 농축협의 여성조합장은 8명이다. 전국 지역농협 1118개의 1%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 이처럼 여성조합장 인터뷰를 통해 여성조합장이 있는 농협만의 차별화된 사업과 프로그램, 당선의 의미와 여성조합장이 있는 지역농협의 발전된 변화상을 알아본다. 여성조합장 릴레이 인터뷰 네 번째로 동세종농협 강영희 조합장을 만났다. 강영희 조합장은 섬세한 소통과 겸손한 자세로 조합원들에게 인정받아 세종시 최초 여성조합장이 됐다.

어르신 잘 모시는 것이 곧 조합원 위한 길
세종시 5생활권 들어서면 사업 다양화 기대

▲ 친근하고 겸손한 자세로 지역 어르신들과 소통해 세종시 최초 여성조합장이 될 수 있었다는 동세종농협의 강영희 조합장.

-동세종농협을 소개해 달라.
동세종농협은 전형적인 농촌형 농협이다. 농촌 고령화로 연로한 조합원들이 많고 금융과 영농이 복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우리 농협이 출시한 ‘싱싱세종수박’은 비파괴 당도측정으로 기계선별을 해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올해는 처음으로 오이 공동선별을 도입해 전량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로 출하했다.
그러나 세종시가 들어서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조합원이 되려면 경영체등록을 하거나 농지를 990㎡(300평) 이상 확보해야 하는데, 특별자치시로 승격되면서 논과 밭이 분리돼 농지 300평 미달인 조합원들의 탈퇴가 많이 이뤄졌다. 기존에 1500여 명의 조합원 수가 올해 1300여 명이 안된다.
그러나 국가 시범도시인 스마트시티를 포함한 세종시 5생활권이 관내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러한 점이 우리농협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여성조합장으로 당선된 원동력은?
소통이다. 보궐선거 전 동세종농협의 조합장이 남편이었는데,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것은 남편이 추진하던 사업을 계속 이어나가라는 조합원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재선에 도전했을 땐 쟁쟁한 후보들과 보수적인 분위기로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렇지만 평소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마을회관에 찾아가 어르신들과 말벗을 하며 소통한 점을 높이 산 것 같다.

-전국 여성조합장은 8명이다. 연대의 필요성은?
지역농협 특성상 거리와 지역 여건이 달라 연대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농협중앙회에는 여성이사가 없는 만큼 유대관계를 맺어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조합원을 위한 특별한 사업계획이나 프로그램은?
우리농협은 농협 농가주부모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들은 연로 조합원이 많은 우리 농협 특성을 고려해 한 달에 두 번씩 독거 노인이나 연로조합원들에게 반찬봉사를 하고 있다. 또한 작년부터 농주모 회원 12명이 이·미용을 배우고 있는데, 농한기때 마을을 다니며 거동이 불편한 마을 어르신들에게 이·미용 봉사를 하기 위해서다. 조합장이 되고 여러 마을을 다녀보니 여전히 시골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를 극복하고 시골 어르신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해서 추진하고 있다. 여성 조합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여성조합원만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직 부족하다. 이전에는 우리 농협에서 여성조합원 80여 명을 대상으로 주부대학을 운영했다. 내가 조합장이 된 후 2차로 운영하려 했으나 인력이 부족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여성이 농촌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도록 더 많은 고심과 구상을 하도록 하겠다. 

-동세종농협 발전을 위한 역점 사업과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농협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농민들이 제값에 받고 판매할 수 있도록 종합경제사업센터를 신축할 계획이다. 작황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불안정하게 변동돼 여전히 많은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합경제사업센터는 구매와 판매, 출하를 원스톱으로 운영해 이러한 문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또 세종시 신도시에 로컬푸드 판매점을 운영해 소량농산물 판매에도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며 세종시 5생활권이 들어서면 금용 고객이 늘어 지점을 한 두 개정도 늘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여성농업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여전히 농촌은 열악하다. 특히나 여성에게는 더욱 열악하다.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뼈와 살을 깎는 아픔이 수반된다. 하지만 이러한 고통을 감내한다고 해서 그에 응당하는 대가를 제대로 보장받지도 못한다. 한평생 농사지으랴 가사노동하랴 이중 삼중고를 겪는 여성농업인들은 나이가 들면 병원 다니느라 또 고생한다.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건강을 잘 보살피면서 일을 했으면 한다. 정부 또한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여성농업인의 복지, 문화분야에 힘을 기울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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