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특별인터뷰 - 농림축산식품부 이개호 장관

이개호 장관은 지난 여름 8월10일 폭염이 극성을 부릴 때 취임했다. 그날 취임식도 미루고 경남 거창의 폭염피해 현장으로 한 걸음에 달려갈 만큼 농업 현장과 농업인과의 소통을 신조로 삼고 있다.
이 장관은 1981년부터 30여 년  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농어촌학생 대학특례입학제와 농촌정보화, 지역개발사업을 기획해 전국 확산의 토대를 만들었고 지역문화 자원과 체험을 연계한 농촌관광 정책 등 농업과 농업인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의 토대를 만들었다.
지난 19대와 20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농어촌상생기금 도입과 쌀값안정, 청탁금지법 개정에 앞장서며 농업인의 소득 향상에 주력해왔다.
본지 창간을 맞아 취임 한 달여를 맞은 이개호 장관으로부터 새로운 시대 정신에 걸맞는 미래농정 추진 계획과 여성농업인 지원 계획에 대해 들었다.

“농촌여성신문과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는
  생활개선회가 있어 무척 든든합니다”

여성농업인 공동경영주 제도 활성화
여성농업인 특화 건강검진 2021년 도입 추진 등
여성농업인 복지 확대에 노력

>> 체계적 추진 위해 농식품부 내 여성농업인 전담부서 신설
>> 올해 말까지 전담부서 로드맵 마련 중

- 장관 취임 한 달이 지났습니다. 국회의원을 거쳐 행정으로 복귀하셨는데, 소감은?
30년 간 공직생활을 해서 그런지 분위기가 익숙해서 고향에 돌아온 기분입니다. 과거 행정 경험과 정치생활을 통해 쌓은 입법부 경험이 농정을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농업·농촌의 여건도 어렵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 역시 어렵지만, 장관이 돼 보니 농정 역시 쉽지 않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반면에 장관이 되고 난 뒤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갈등을 조정하고 상호 납득할만한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어려움을 느낍니다. 특히,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농업인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일반 국민들의 입장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점 역시 어려운 점 중의 하나입니다. 정책 하나를 추진하더라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하고, 관계부처·지자체·현장 농업인·소비자 등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 힘 있는 장관으로 기대가 많습니다만 청문회에서 직접 밝힌 바와 같이 임기가 정해진 장관이란 우려의 시각도 있습니다. 농업·농촌과 농업인을 위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우리 농업·농촌이 10년 후에도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취임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5대 분야의 핵심과제에 대한 구체적 실천계획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5대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되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우선 청년인력의 육성입니다.
현재 1%대인 청년농의 비중을 2022년까지 2%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하에 농촌에 청년일자리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한 영농정착지원금 지원을 확대하고, 스마트팜 창업보육 등을 통해 청년 창업 생태계를 조성 중에 있으며 농협 양곡창고와 같은 지역 유휴시설을 활용한 창업 공간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올해는 예산반영이 되지 않았으나 앞으로 청년들의 사회적 농업기업 등 사회적 경제조직의 발전을 위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건비 지원 등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환경·사회 가치 등 공익을 증진하는 농업활동에 대해 직불금을 지원하는 ‘공익형 직불제’ 도입에도 힘쓰려고 합니다. 쌀 중심, 대농 중심으로 지급되는 현 직불금 제도를 개편해 농촌에서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사람에게 일정한 생활수준을 보장하고자 합니다.

- 농정 현안이 산적해 있는 때입니다. 특히 올해 농산물 작황이 봄철 냉해와 여름 폭염으로 작황이 부진해 가격이 불안정합니다. 또한 쌀 목표가격 결정, PLS의  내년 초 시행은 물론 가축질병에 대한 걱정도 큽니다. 이 모든 사안에 대해 농업인과 국민의 의견이 상충될 때도 있습니다. 장관님의 입장은?
250만 농업인의 삶을 책임지는 농정수장으로서, 농업인의 소득안정과 삶의 질 향상에 대해 분명한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농업인의 입장과 농업인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볼 것이며, 현장과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는 자세를 갖고 농정에 임하겠습니다.
농산물 가격, 먹거리 안전과 같이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함께 고려돼야 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그 파급효과를 고려해,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겠습니다.

- 농식품부 내년 예산이 14조6480억 원으로 전년보다 1.0% 상승했지만 내년 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9.7% 증가한데 비해선 미비해 농업 홀대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만족하지 않습니다. 예산은 농업·농촌 ·농업인을 어떤 시각에서 보고 있나 하는 기준으로 자존심이기도 합니다. 만약 농업 홀대가 있었다고 가정하면 우리의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를 먼저 생각하겠습니다. 물론 이미 국무회의 통과 전에 삭감된 내년 예산을 회복하는데 노력을 기울여 농업 예산 1% 상승을 지켜냈지만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책임감을 느낍니다. 국회 예산 심의 과정을 통해 의원들을 설득하고 국민의 공감대를 불러일으켜 4% 상승까지는 접근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고령화된 농촌에서 여성농업인이 농촌의 주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어야 지속가능한 농촌이 가능합니다. 이를 위한 장관님의 고견과 정책은?
지속가능한 농촌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성농업인이 자긍심을 갖고 농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고, 보육·의료·문화 등 여성농업인에게 필요한 복지정책을 확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여성농업인 공동경영주 제도를 활성화해 농촌의 성평등 인식을 향상하는 한편, 국공립 어린이집을 지난해 653개소에서 올해 673개소로 확대하고, 찾아가는 보육·농번기 주말돌봄방 등 농촌특화형 보육서비스를 확대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농업인에게 특화된 건강검진이 2021년에 차질없이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여성농업인의 수요가 높은 요가·미술·음악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지원해 여성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습니다.
이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농식품부 내 여성농업인 전담부서 신설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여성농업인 전담부서에서 어떤 일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로드맵이 나올 예정입니다.

- 농촌여성신문은 여성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과 권익 증진에 기여해 왔습니다. 특히 올해 주 독자층인 생활개선회는 창립 60주년을 맞이해 뜻 깊은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입니다.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성농업인은 전체 농업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우리 농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입니다.
여성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과 권익증진을 위해 늘 애써주시는 농촌여성신문과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는 생활개선회가 있어 매우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여성들이 행복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농업·농촌을 만들고, 나아가 여성들이 농업·농촌의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부탁합니다.
농식품부도 여성농업인 여러분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며, 농촌여성의 복지와 권익향상과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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