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의 외연을 넑혀라-대구광역시 도시양봉가 여웅기씨

▲ 대도시에서 벌을 키우는 여웅기씨는 공익적 가치가 큰 것은 물론 소득전망도 밝은 양봉에 많은 청년들의 도전을 응원했다.

도시양봉, 공익적 가치 크고 소득전망도 밝아
여왕벌 분양의 상위 1% 기술 보유한 전문가

도심 한복판서 꿀 따요
도심 한복판에서 벌을 키우고 꿀을 채취한다. 쉽사리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도시양봉은 어느새 도시농업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가장 큰 이유는 수억 원씩 드는 다른 시설농업에 비해 수백만 원으로도 가능한 저렴한 투자비용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마친 은퇴자들의 창업과 여가를 위한 도전이 늘면서 농촌보다 오히려 수요자가 많은 실정이다. 등검은말벌·낭충봉아부패병의 출현과 더워지는 날씨, 고령화된 양봉농가 등의 어려움으로 양봉산업의 어려움은 크지만 도시양봉은 새로운 기회다.

30대 중반의 여웅기는 대구광역시 수성구에서 양봉을 하고 있는 청년농부다. 복숭아, 자두, 포도, 단감 등 과수농사와 양봉을 하던 아버지의 뒤를 이은 여씨. 어느새 아버지보다 많은 450군(벌통)을 관리할 정도로 전문가로 성장했고, 대구광역시의 지원을 받는 양봉학교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벌의 공익적 가치는 매우 커요. 과수는 물론 고추, 참깨, 심지어 벼까지 꽃이 피는 작물의 수정에 벌이 큰 역할을 하죠. 벌의 먹이가 되는 밀원수가 도시에 조성되면 보기에도 신선하고 공기도 정화되며 생태계가 살아나죠. 그리고 벌꿀, 프로폴리스, 로얄제리를 이용한 제품도 많아지면서 양봉산업은 전망이 좋아요.”

여왕벌 분양으로 큰 소득 창출
양봉은 5~6월에 꿀을 따는 채밀을 할 때가 가장 바쁘고, 7월부터는 병충해 예방과 분봉 작업을 한다. 허나 올해는 폭염으로 벌들의 활동량이 줄어 생산량은 크게 줄었다고 한다. 여느 농사처럼 양봉 역시 하늘을 보고 짓는 일이라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는 여웅기씨. 어쩌면 꿀 대신 다양한 소득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자신감일 수도 있다. 양봉학교 교육과 통증을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는 봉침 공급,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여왕벌 분양이 바로 그것이다.

“왕대는 이충작업이 가장 핵심이죠. 유충을 침으로 떠서 로얄제리를 넣어주는 건 눈도 밝아야 하고 세밀한 작업이라 이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상위 1%라고 할 수 있어요.”

양봉에서 중요한 건 여왕벌이지만 보통 분양은 왕대(여왕벌 유충이 크는 벌집)를 한다. 가격은 3000~5000원 정도다. 여왕벌 가격이 만 원으로 더 높지만 여웅기씨의 왕대를 분양했을 때 성공률은 95%를 상회하지만 여왕벌은 20%에 불과하기 때문에 왕대 수요가 훨씬 많다. 다른 양봉농가보다 여왕벌 분양에 있어서만큼은 상위 1%의 수준이다. 그래서 한 번 분양받는 이들은 다시 여웅기씨를 찾는다. 택배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전국에서 주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벌은 깨끗한 환경에서만 살아남죠. 오염된 도시에서 채취한 꿀이 안전할까하는 의문을 가진 사람들도 있는데 오염된 물질을 섭취한 벌은 살아남을 수 없어요. 농약을 많이 치는 농촌보다 오히려 도시에서 양봉이 더 수월해요. 꿀도 얻고 도시 생태계도 살리는 도시양봉은 그야말로 꿀잼이죠. 정부는 물론 도시인들도 주목하고 있는 만큼 귀농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성공가능성이 충분한 분야라고 할 수 있어요.”

■미니인터뷰-대구광역시농업기술센터 이솜결 소장

“대구를 대표하는 양봉전문가죠”

대구광역시는 올해 선도 양봉농가 4곳에서 시민들이 양봉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바로 여웅기씨가 선발된 4곳 중 한 곳으로 명실상부 대구를 대표하는 양봉전문가 중 한 명이다. 청출어람이라고 양봉기술을 전수한 아버지도 자신보다 아들이 더 나은 실력을 가졌다고 한다.

또한 농식품부가 월 100민 원을 최장 3년간 지원하는 청년 창업농에도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올해 선정됐다. 대도시에 흔치 않은 청년농업인으로서 존재가치가 큰 여웅기씨에게 그래서 거는 기대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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