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경영기술개발원 전용주 이사장

공자는 예수와 석가모니가 추구한 신의 계율에 의한 내세의 삶보다도 현실의 삶을 중시해 도덕적·윤리적 삶의 지침인 유교를 창시했다.
공인회계사이면서 경영기술개발원을 운영 중인 전용주 이사장은 공자의 가르침을 따르고 실천하기 위해 만학으로 2014년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유교철학을 전공하고 철학박사 학위를 땄다. 전용주 이사장을 만나 공자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공자는 현실의 삶을 중시한
 교육자, 정치사상가, 철학자이며
 인간중심사상 역설한 인본주의자

만학으로 성균관대 대학원서 박사학위
친구 권유로 공자 관련 책 펴내

“1977년 성균관대학교 4학년 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40여 년 간 기업의 회계감사와 세무컨설팅을 제공하는 일을 했습니다. 2010년 우연찮게 최인호가 쓴 공자, 맹자, 퇴계, 율곡, 조광조 등 유학자들의 삶과 사상을 다룬 ‘유림’이란 소설 6권을 읽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고 고루하다고 생각했던 공자의 사상에 크게 매료돼 삶의 지침으로 새겼습니다. 공자의 생이 무척 드라마틱하게 그려져 있어 흥미를 갖게 된 것이죠.”

전 이사장은 일상의 삶에서 공자의 생각을 따르고 실천하고 싶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을 찾아 ‘사서삼경 강설(講說)’을 쓴 국내 최고의 유학자인 이기동 교수의 문하에서 공부를 하게 됐다. 대학원 과정을 마치면서 철학박사 학위를 땄다.
“학위를 받고 나니 친구들이 공자의 사상을 알기 쉽게 풀어달라는 요청을 하더군요. 그래서 2017년 새해 시작과 함께 스마트폰 밴드에 매주 한 꼭지씩 43주에 걸쳐 공자의 사상에 대해 연재했습니다. 내용이 쌓이면서 이를 책으로 내고 싶은 욕심이 생겨 지난 3월 말 ‘공자를 찾아가는 인문학 여행’이란 제목의 책을 내게 됐죠.”

남을 돕는 배려와 윤리․도덕 중시
공동체 선(善) 추구가 공자사상의 요체

책의 주요내용을 간추려 달라는 요청에 전 이사장은 먼저 공자의 생애에 대한 얘기부터 들려줬다.
“공자는 지금으로부터 2500여 년 전인 기원전 551년 노나라에서 60을 넘은 아버지와 16세의 어머니 사이에서(정식혼인 관계가 아닌 상태) 태어났습니다. 그 후 공자는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열일곱 살에 어머니마저 잃은 불우한 소년기를 보냈죠. 공자는 어릴 때 제기(祭器)를 가지고 놀이하는 것을 좋아해 예법을 꾸준히 익혔고, 30대에 예(禮)전문가로 명성을 얻어 문하생이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공자는 당시 예(禮)가 무너진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고 합니다. 이에 55세 때 전국의 제후군주를 찾아 좋은 정치를 펴도록 진언(進言)하고 계도하기 위해 13년간 여러 나라를 순회했습니다. 공자는 그 어디에서도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시킬 군주를 찾지 못하고 68세 때 고향으로 돌아왔죠. 비록 자신의 이상을 펼치지 못했지만 그간 겪은 온갖 고난 속에서 자신의 소임이 무엇인지 크게 깨달았고, 73세 임종 시까지 경전(經典) 정리와 제자 육성에 전념해 오늘날 예수, 석가모니와 더불어 세계 3대 성인으로 추앙받게 된 것입니다.”

전 이사장의 말에 의하면 기독교는 신의 계율에 따라 사후 천국에 가서 영생의 희망을 얻고, 불교는 극락세계에서 다시 태어나는 극락왕생을 제시하는데 반해, 공자는 사후세계에 대한 내세관을 제시하지 않았다. 오직 현세의 삶에서 남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 남을 돕는 배려의 마음과 윤리·도덕을 중시하는 공동체 선(善)의 추구가 공자사상의 요체라고 강조했다. 공자는 윤리사상을 전개하면서 주요 실천 덕목으로 학(學), 인(仁), 예(禮), 지(智), 신(信), 도(道)를 제시했다.

인간은 금수와 달리 지적능력과
언어능력이 있기에 배움의 중요성 강조

특히, 공자는 인간은 금수(禽獸)와 달라 지적능력과 언어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식과 지혜를 쌓고, 문명과 문화를 발전시키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래서 공자는 배움(知)의 중요성을 ‘논어’의 여러 곳에 기술했고, ‘배우고 제때에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라며 배움의 중요성과 즐거움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편, 공자는 사회적 혼란의 원인이 예의 붕괴에 있으며 이는 욕심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공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덕목으로 극기복례(克己復禮)를 제시했다. 극기는 자신의 욕심, 불만, 교만, 편견 등을 극복하는 것이다. 복례란 예를 회복하는 것으로 타인과의 관계에서 인간이 지켜야 할 예의를 뜻한다.

공자는 나라의 정치적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서 위정자가 덕을 함양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자가 제시한 치국(治國)의 실천덕목은 ‘수기안인(修己安人)’으로 이는 군주와 위정자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인 덕을 함양하는 것을 의미한다.
효경(孝經)에서는 자식이 부모의 분신이기에 비록 내 몸이라도 훼상하지 않아야 하며, 부모의 은혜를 성공으로 이뤄내 이름을 드높여 갚아내는 것이 효의 완성이라고 풀이했다.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은 수신(修身)
정치인은 ‘수신’ 망각하지 말고 다듬어야

“공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을 수신(修身)이라 보았습니다. 자기를 닦는 것으로 경건함을 지니는 것을 의미하죠.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수신에서 평천하까지 연속되는 과정으로 수신(修身)을 죽는 순간까지 결코 그만 둬서는 안 될 과제입니다. 특히 정치를 하는 사람은 욕심을 부리지 말고 평생 수신을 망각하지 말고 다듬어 나가야 합니다.”
공자의 사상은 그 제자들이 찬집한 ‘논어’에 들어 있다. ‘논어’는 공자가 제자들에게 강학한 내용, 공자와 제자 간 문답, 당시 제후들과의 대화 내용 등이 요약된 공자의 어록이며, 유교의 가장 중요한 경전이다. 공자의 윤리와 도덕, 정치, 경제, 교육 등에 관한 사상이 집약돼 있어, 동아시아의 문화와 가치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유교의 경전을 간단히 살펴보면, 맹자는 맹자의 사상과 언행을 기록한 것으로 인간의 성선설(性善說)과 왕도(王道)정치, 민본주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학’(大學)은 학문의 목적과 정무(政務)의 근본을 논한 경전이고요, ‘중용’(中庸)은 중화사상인 중용(中庸)에 대한 해설이 담겨있습니다. ‘시경’(詩經)은 궁중과 민간에서 불리던 민요의 가사집으로 정서순화용입니다.  ‘서경’(書經)은 중국 상고시대의 정치를 기록한 책으로, 국가통치 기본강령이 언급돼 있습니다. 그리고 ‘주역’(周易)은 흔히 점을 보는 책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간에게 준비된 삶을 살 수 있는 방향과 지혜를 제시한 책이죠.”
전 박사는 끝으로 공자는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갖고 교육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고 했던 교육자일 뿐만 아니라 정치 사상가이며 철학자로서 인간중심의 사상을 역설한 인본주의자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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