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익명의 나눔천사, 총 7억 2천여만원 기부

▲ 키다리아저씨가 남긴 메모와 수표 사진

“사무실 밑에 와 있으니 잠깐 내려 오이소”

지난 23일(금),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걸려온 전화는 바로 5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일명 '키다리아저씨'의 전화였다.

전화를 받은 직원이 급히 사무실 밑으로 내려갔더니 그는 차에서 직원과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은 후 확인 해보라는 말과 함께 봉투 한 장을 건넸다.

봉투 안에는 신문 전단지에 뒷면에 쓰인 “정부가 못 찾아가는 소외된 이웃을 도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는 메모와 함께 1억 2천여만 원의 수표 한 장이 들어있었다.

감사의 뜻을 전하는 직원에게 “메모에 쓰여 있는 내용처럼 소외된 이웃을 잘 지원 해 달라”라는 말을 전하고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이 60대의 키다리아저씨는 2012년 1월 처음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익명으로 1억 원을 전달하며 나눔을 시작했다.

이어 2012년 12월에는 사무실 근처 국밥집에서 1억 2천 3백여만 원을, 2013년 12월에는 사무실 근처로 직원을 불러내 1억 2천 4백여만 원을, 2014년 12월에는 사무실 근처 식당으로 직원을 불러내 1억 2천 5백만 원을, 그리고 지난해 12월에도 사무실 근처 식당으로 직원을 불러 내 1억 2천여만원을 전해왔다.

키다리 아저씨가 2012년부터 5년 동안 6회에 걸쳐 기탁한 성금은 7억 2천여만 원으로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역대 누적 개인기부액 중 가장 많은 액수다.

매년 크리스마스 즈음 찾아오는 키다리 아저씨는 매년 대구시민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희망을 주는 자랑이자, 이제는 없어서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되고 있다.

박용훈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올해도 잊지 않고 거액의 성금을 기부해 주신 키다리아저씨에게 대구의 소외된 이웃을 대표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기부자님의 뜻에 따라 소중한 성금을 대구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잘 전달하여 나눔으로 더 따뜻한 대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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