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단 - 형평성 잃은 관리 잣대에 속앓이 하는 가락몰 임대상인

▲ 가락시장 구석구석에서 포장재를 판매하고 있는 노점상.

임대상들 “가락몰 활성화 위해 불법상인 정리돼야”

상> 전기·통신비 등 비용 상승…밑지는 장사
중> 영세 임대업자, 가혹한 잣대?
하> 도매권역, 불법노점 등 무허가 상인 정리 시급

가락시장 내 불법노점 등 무허가 상인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가락시장 2단계 현대화사업인 도매권역 사업을 앞두고 불법 노점 정리는 한시가 시급한 상황이다. 여기에 가락몰로 이전한 임대상인들도 노점정리에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서울시공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서울시공사도 이 같은 불법 노점상의 심각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에 2008년 1월 용역직원을 동원해 노점정리를 대대적으로 시도했지만 단지 생계형 노점과 기업형 노점 등으로 노점상을 분리해 그 숫자만 헤아렸을 뿐 정리는 사실상 실패했다.
2008년 당시 서울시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가락시장 내 채소를 취급하는 노점은 251곳이며 과일 87곳, 수산 75곳 순이었다. 그 밖에 포장마차 44곳, 공산품 취급 노점도 12곳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2007년도에는 가락시장 과일경매장 처마 밑을 무단 점유해 영업하는 고구마, 감자 등 매매참가인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가 있었다. 그러나 이 또한 실패에 그쳤다. 결국 매매참가인은 중도매인 점포를 매입해 일부가 허가 중도매인으로 전환됐고 일부는 중도매인 직원으로 편승했다. 그리고 이들은 현재도 점포가 아닌 과일경매장 처마 밑에서 여전히 이탈 영업을 하고 있다. 또 과일동 앞쪽으로는 수 십년 전부터 노점이 성행하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노점 등 무허가 상인, 이탈영업 유통인 등에 대해 가락몰 임대상인은 고까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는 입장이다. 세금 한 푼, 임대료 한 푼도 안내고 수십 년 째 장사를 하고 있다보니 결국 서울시공사의 단속 관리체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락시장 불법노점 정리의 시급함을 가락몰 임대상인들의 입장에서 살펴봤다.

▲ 2평 남짓한 간이매점을 3~4배 확장해 주류 판매는 물론 음식을 조리해 판매하고 있다.

# 임대상 이전으로 활개치는 노점상
임대상인이 가락몰로 이전하게 되자, 무허가 노점상들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고 있다.
도매권역을 주 무대로 장사를 하고 있는 무허가 노점상들은 포장재 등 동일 품목을 판매하던 임대상인이 가락몰로 이전하게 됨에 따라 경쟁 상인이 없게 된 것이다.

실제 가락시장 도매권역에는 포장재 등을 판매하는 노점상이 채소동, 과일동 건물 안에 너덧개 씩 포진돼 있다. 이들은 서울시공사의 단속에 아랑곳하지 않고 영업을 해온지 벌써 10여 년이 넘는다.
특히 한 불법 포장재 노점상은 화물오토바이에 포장재 등을 싣고 노점을 벗어나 불법 상행위를 일삼으며 시장 질서를 흩트리고 있다. 노점도 불법인데 영업망을 넓히기 위해 오토바이까지 활용해 가락시장 구석구석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건고추장에서 포장재를 판매하다 가락몰로 이전한 한 임대상인은 “가락몰 내에만 포장재를 판매하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라며 “이전하며 단골 고객을 뺏겨 오히려 영업은 위축됐는데 불법 노점은 장사가 더 잘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며 개탄했다.
특히 그는 “불법 노점을 서울시공사에 신고하면 어디서 장사하는지 알려 달라고 한다”며 “단속할 의지가 있기는 한 건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 허술한 단속,‘우리만 봉이냐’ 울분
불법 노점 문제는 비단 포장재 등 시장 내 유통인이 흔히 사용하는 용품만이 아니다.
가락시장에는 일반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간이매점이 수 십 군데 자리잡고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J 홈쇼핑’이 실제 소유주라는 게 시장유통인의 말이다.
2평도 안 되는 간이매점에는 각종 음료와 주류, 간식거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여느 곳에서는 불법으로 천막설치로 공간을 3~4배 확장해 마치 포장마차처럼 음식을 조리하고 의자와 테이블을 놓고 버젓이 술 장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단속과 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서울시공사가 최근 몇 달 전에 불법 영업행위를 하는 간이매점에 단속 계획을 알리고 1차 시정지시를 내렸지만 이들의 개선의지는 전혀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한 한 임대상인은 “세금, 임대료 꼬박꼬박 내는 임대상인이 무슨 봉이냐”며 “불법 노점이 하루 빨리 정리돼야 가락몰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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