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단 - 형평성 잃은 관리 잣대에 속앓는 가락몰 임대상인

▲ 외부 통로 양쪽으로 층층이 쌓여 있는 다농마트 물품으로 통행에 다소 지장이 따른다.

상> 전기·통신비 등 비용 상승…밑지는 장사
중> 영세 임대업자, 가혹한 잣대?
하> 도매권역, 불법노점 등 무허가 상인 정리 시급

중복된 상품 한 곳에 진열…차별화 필요성 제기

가락몰 임대상인이라고 해서 같은 임대상인이 아니다. 대형점포와 소형점포에 대한 차별적인 행정으로 영세상인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가락몰에 다농마트와 한주주방 아웃렛 등 대형 점포 등은 매장 외에 내부통로와 외부통로에 상품을 불법으로 적치해 판매하고 있어도 아무런 제재가 없는 반면 영세업체는 강한 행정조치가 이뤄진다.

이에 영세업자들은 차라리 도매권역에서 분산돼 영업을 했던 시절을 아련하게 그리워하고 있다. 넓은 도매권역에서는 제품 차별성이 없어도 오가는 단골 손님이 있었지만 가락몰로 이전해 모든 점포들이 한자리에 모이다보니 찾는 이가 드물어졌다.
특히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서울시공사)도 영업이 활성화된 대형점포에게는 편의를 봐주는 한편 영세상인들에게는 엄격한 잣대로 규제를 하다보니 영세상인들은 장사할 의지마저 상실된 상태이다.

# 같은 임대상인, 왜 우리만 차별하나.
가락몰에는 청과직판, 축수산직판 등을 비롯해 식자재 점포와 주방용품 점포, 반찬 점포 등이 2층에 즐비해 있다.
대형 외식업체를 비롯해 식당 등에서 사용하는 모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가락몰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원-스톱 쇼핑, 즉 편리성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대형화, 규모화된 특정업체는 같은 임대상인이지만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한주주방아울렛는 지난해 12월 개장부터 통로에 대형 솥 등을 전시해 판매하고 있으나 어떠한 제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가락몰 2층에 국내 최대 규모의 주방아울렛이 문을 열었다. 바로 한주주방아울렛이다. 매장 면적이 400평에 달할 정도의 큰 규모에 상품은 15만여 점에 이른다.  하지만 이곳은 매장 외에도 내부통로를 비롯해 대형 찜통, 휴지통 등을 외부 통로에 진열해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팔레트까지 깔아놓고 내부 판매장처럼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농마트도 예외는 아니다. 이곳은 냉동·냉장 식자재부터 장류, 음료 등 식당 등 외식업체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대량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곳은 별도의 제품 하역장을 비롯해 보관장소가 있지만 외부통로에도 판매 제품을 널브러 놓았다. 좌우측에 쌓여 있는 상품들은 오가는 통행자들에게 다소 불편함을 줄 정도이다. 이 뿐만아니라 내부 통로에도 생수, 휴지 등 다량의 상품을 적재해 영업을 하고 있으나 아무런 제재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영세한 임대상인은 통로에 손수레하나만 적치해 놓아도 문제가 된다. 서울시공사가 바로 상품불법적치에 관한 문서를 통해 행정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이는 대형점포에게도 발송되지만 대형점포 등은 영업활성화를 위해 크게 개의치 않는 양상이다.
한 임대상인 관계자는 “같은 임대료를 내고 영업을 하는데 너무 형평성에 어긋난 행정을 펼치는 게 아니냐”고 질타했다.

# 대형점포에 치이는 영세점포들
영세 임대상인은 가락몰 이전 이후 영업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같은 건물 안에 대형화된 점포와 소형점포가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물건을 적게 취급하는 영세 상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화된 할인점이 등장하며 동네 상권이 무너졌듯, 이곳 가락몰 역시 대형점포들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형점포는 차별성이 요구되지 않으면 영업이 어렵다.  

실제 다농마트, 한주주방아울렛은 영세 상인들이 취급하는 모든 품목을 전부 취급하고 있다. 국내 식재료는 물론 수입식자재, 비닐, 포장재 등 모든 제품을 취급하다보니 특정 상품을 전문화한 소규모 임대업체는 차별성이 전혀 없어 손님끌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 영세상인은 “가구점 골목, 철물점 골목 등 한 품목을 특화시켜 판매하는 상권과 가락몰은 분명 차이가 있다”며 “우리는 취급할 수 있는 품목이 한정돼 있는 반면 대형화된 규모의 점포에서 잡다한 모든 용품을 전부 판매할 수 있어 마치 영세상인들이 가락몰에 들러리가 된 기분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규모상인은 “넓은 도매권역에 분산돼 장사를 했을 당시에는 대형점포들에게 치인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한자리에 모아놓고 보니 중복되는 상품이 너무 많아 차별화된 상품으로 판매 제품을 전환하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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