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여성 창업열전 - 충남 서산시 농가맛집 ‘소박한 밥상’

‘소박하다’는 말은 절대 적음이 아니다. 꾸밈없이 수수한 식재료로 진수성찬을 만드는 농가맛집 ‘소박한 밥상’은 ‘소박’의 뜻처럼 겸손하고 정직한 밥상으로 사람들에게 힐링을 전하고 있다. 충청남도 서산시 애정리에 위치한 농가맛집 ‘소박한 밥상’의 강태갑 대표를 만나봤다.

지역 농산물 수매로 주변농가와 상생
화학조미료 NO…천연조미료만 고집

▲ 강태갑 대표는 천연조미료를 사용해 손님들에게 건강한 밥상을 제공하고 있다.

“시작은 농가맛집이 아니라 식품 판매였어요. 어머니가 서산지역에 있는 ‘우리맛 연구회’ 활동을 하시다가 솜씨가 좋으셔서 농가맛집으로 바꾸게 된 거죠. 농가맛집의 취지가 저희가 원하던 방향과 잘 맞아 농업기술센터에 직접 찾아가 음식을 선보이고 지원받게 됐어요”

도전을 통해 농가맛집 타이틀을 얻어낸 강태갑 대표는 장류 사업을 하다 농가맛집에 뛰어든 만큼 장류를 통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싶다고 했다. 대학시절 호텔조리학과를 전공하고 부모님의 소일거리를 도와드리는 정도로 생각했던 일은 어느새 강 대표의 전부가 됐다.

“제가 아무리 요리를 전공했어도 식당을 운영하는데 있어 서툰 부분이 무척 많았어요. 시행착오도 무수히 겪었죠. 13년 정도 음식과 함께 했는데 상품화가 안 돼 패배의 쓴맛도 봤어요. 그 실패를 뛰어넘기 위해 연습하고 또 연습했죠”

계속되는 실패에도 강 대표는 요리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고 더 싱싱한 농산물을 식탁에 올리기 위해 식당 앞 텃밭과 주변농가에서 재료를 공수했다. 그렇기에 식탁에 올려진 반찬 모두 강 대표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다.

“100% 자급자족은 못하지만 서산과 인근 태안에서 농산물을 가져와요. 밥상에 내놓는 거다 보니 저희가 구할 수 있는 건 웬만큼 직접 재배해 사용하려고 해요. 모양이 예쁘진 않지만 두부도 저희 손으로 만들고 있어요”

요즘 대부분의 식당에서 화학조미료가 활개를 치고 있는 가운데 강 대표의 ‘소박한 밥상’은 밭에서 난 신선한 재료만을 사용하고 있다. 화학이 아닌 천연조미료를 사용하고 있는 강 대표는 손님들을 생각하는 애정이 누구보다 대단했다.

“외식을 하다 보면 시판 소스 사용을 너무 당연시 여기는 곳이 많아요. 그런데 화학조미료가 첨가된 음식을 싫어하는 분들도 분명 계시거든요. ‘집 밥처럼 속 편한 음식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천연조미료를 사용하게 된 거죠. 그게 또 농가맛집의 콘셉트하고 딱 맞아떨어져서 운명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 ‘소박한 밥상’ 정식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 점심시간에만 손님을 받는 ‘소박한 밥상’은 식사시간 내내 대화 소리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손님들의 발걸음이 잦았다.

“거의 예약제라 많은 분들을 수용할 수 없어 많이 오시면 칠십 분 정도 돼요. 손님이 많아서인지 성공한 농가맛집으로 이름이 알려져 엄청난 식당으로 생각해주시는데 저희도 처음엔 손님이 없어 힘들었어요. 지금은 손님 수 생각 안하고 꾸준히 저희 음식을 찾아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에요”

100여 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강 대표의 집은 증조할아버지를 시작으로 농사일을 4대째 이어오고 있다. 밭을 일구는 아버지의 손에서 탄생한 채소와 된장과 고추장을 만드는 어머니의 손맛이 강 대표의 요리 실력과 어우러져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다.

“재료 대부분이 부모님 밭에서 나온 거예요. 부모님과 제가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거나 마찬가지죠. 남동생에게도 취업 준비하지 말고 내려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자고 했어요. 그렇게 지금 모든 가족이 ‘소박한 밥상’을 위해 힘쓰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강 대표는 ‘소박한 밥상’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을 언급했다. 큰 포부가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밥상처럼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꿈이었다.

“농가맛집을 지금처럼만 유지하고 싶어요. 그리고 손님들이 높은 빌딩으로 인해 삭막한 도시에서 느낀 답답한 감정을 맛있는 밥 한 끼를 드신 후, 탁 트인 식당 풍경을 보시고 푸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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