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출하, 물류비·인건비 부담…포전 가격도 하락세

▲ 경매에서 유찰된 수박이 가락시장 경매장 한편에 즐비해 있다.

물류효율화 등살에 밀려 수박농가와 산지수집상이 출하처를 잃은 채 시세 하락에 울상 짓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 1일부터 팔레트 출하를 유도키 위해 가락시장 수박 출하에 있어 산지에서 선별을 거친 후, 다단식목재상자와 옥타곤, 종이박스 등 규격출하품으로 출하할 경우 물류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수박농가와 산지 수집상 등에 팔레트 출하 홍보 활동을 펼쳐왔지만 당장 이달부터 수박을 출하하는 경북 고령, 경남 창원, 충남 논산, 부여 등 수박 주산지는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가락시장 출하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기존 산물 출하도 가능하지만 선별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도매시장에 반입될 경우, 헐값에 넘어갈 것을 우려해 가락시장에 출하를 하지 않고 인근 강서시장과 구리시장으로 물량을 돌리고 있는 입장이다. 이에 가락시장은 수박 시세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강서시장, 구리시장은 넘쳐나는 물량으로 수박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특히 산물 출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작업비와 물류비도 팔레트 출하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산물로 출하할 경우 산지에서 바로 화물트럭에 실어 도매시장으로 출하하면 되지만 다단식목재상자와 옥타곤 그리고 포장 박스에 수박을 담을 경우 작업 시간과 인력이 더욱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에 한 수박 산지수집상은 “박스 가격은 물론 인력이 2~3배 이상 필요하다”며 “작업 인력도 구하기가 어려운 마당에 물류비도 많이 발생하다보니 가락시장에 올리지 않고 강서시장, 구리시장 등에 출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곡면의 한 수박 농가는 “출하를 코앞에 두고 가락시장 팔레트 출하에 대한 방침을 들었다”며 “꼭지 수박 절단 홍보는 전국적으로 미리부터 홍보가 이뤄져 원활하게 추진되는 것과 달리 팔레트 출하에 대한 정보는 지난달 중순에야 접하게 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가락시장은 수박 시세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어 A 청과법인의 경우 지난 9, 10일 유찰되는 물량이 전체 출하량의 60~70%에 달했다. 반면 구리시장과 강서시장은 물량이 쏠려  연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실제 가락시장에서 우곡수박의 경우 6kg 상품 기준 1만 3000만원, 논산 수박은 1만원에 거래되고 됐으며 강서시장과 구리시장은 80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도매시장에서 제대로 가격이 형성되지 않자, 포전가격도 크게 하락하고 있다. 이는 수박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줄었기 때문에 농가의 실망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실제 고령군 우곡면의 경우 수박 하우스가 올해 2300여 동으로 지난해보다 500여 동이 줄었다. 수박 대신 양파와 마늘 등으로 작목이 전환됐음에도 불구하고 포전 가격은 한 개당 20~30% 하락했다.

한 수박농가는 “지난해는 1만원 밑으로 포전거래 가격이 형성된 반면 올해는 20일 전에만 해도 한 개당 1만 2000원 수준에서 포전가격이 형성됐으나 현재는 개당 8000원에도 거래가 잘 안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포전거래 가격이 크게 하락한 데는 산지수집상들이 물류비와 인건비 등을 고려해 시세를 낮춰 제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수박 수집상은 “가락시장으로 물건을 올리기에는 준비할 시간이 너무 짧았고 강서시장, 구리시장 등에서 도매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특히 팔레트 출하에 있어 물류비, 인건비 등을 비롯해 옥타곤 종이박수 회전율도 낮아 포장비용도 적잖게 발생해 포전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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