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취재 - 침체에 놓인 일본 도매시장, 자생력을 강구하다

상> 日 농산물 유통, 도매시장 경로 축소
하> 자구책에 나선 일본 도매시장법인

식생활 교육, 산지 홍보 도맡아
인터넷 판매 등 새로운 영역 도전

일본 오사카 부의 도매시장법인(이하 도매법인)은 산지와 소비지를 연계한 정보력 강화를 통해 침체된 도매유통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도매법인의 주요기능 중 하나인 정보전달 기능을 회사 경영전략으로 삼은 셈이다. 산지와 소비지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소매점을 비롯해 식품업, 외식업, 연구기관 등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도매유통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동과청과가 추진하고 있는 제안형 마케팅 전략을 살펴봤다.

# 식육교육 등 체험학습, 도매시장이 ‘주 무대’
오사카동부도매시장이 식육교육, 경매체험 등 농산물 체험학습의 주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도매유통의 이해를 높이는 한편 농산물 유통에 있어 도매시장이 산지와 소비지의 접점에 위치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일본은 2005년 6월 국민의 건강 증진, 식육(食育)추진 운동 등을 담고 있는 ‘식육기본법’ 제정에 따라 식생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도매법인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동과청과는 소비자 중심에서 식생활 교육을 추진하며 농산물 홍보는 물론 도매유통의 장점을 알리고 있다. 또한 주산지에서 직접 해당 산지의 농협 직원이 농업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피망 산지로 유명한 규슈의 미야자키에서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재배 방식, 기술 등을 교육하며 수확체험을 비롯, 상품화 과정 등 유통체험도 병행해 실시하고 있다. 특히 체험에 참석한 이들에게는 농산물 교환이 가능한 상품권를 지급해 농업도 하나의 직업이라는 의식을 주지시키고 있다.
더불어 동과청과는 소비지를 대상으로 농업을 이해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 ‘산지에서 왜 농산물을 갈아엎어야 하는지’, ‘농산물 가격이 시기에 따라 변동하는지’ 등 소비자가 쉽게 이해하기 힘든 농업의 여건을 납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 농산물과 가공품의 ‘하모니’...판매 효과 톡톡!
농산물 판매 촉진을 위해 도매법인들의 역할도 높아지고 있다.
동과청과는 농산물 소비를 도모하기 위해 슈퍼마켓, 직매장 등에서 판매 행사 추진을 돕는다. 동과청과는 당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오사카 지역의 슈퍼마켓 등 소매점에 당근을 절여 먹을 수 있는 식초 등 조미료를 함께 준비해 판촉 효과를 높이고 있다. 물론 요리방법도 제시하고 있으며 특히 시식비용과 판촉비용에 대해서는 조미료 등 가공품 회사가 부담하고 있다. 이는 매출 증대로 이어져 당근 산지와 가공품 회사의 소득 창출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외식업체와 산지 교류를 도모하기 위해 해당 식당에서 주 재료로 사용하는 농산물을 메뉴판 등에 홍보하고 있다. 메뉴판에는 주재료로 사용되는 농산물에 대한 원산지, 생산자명, 수확 사진 등을 게재해 소비자에게 해당 농산물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 차후 구매로 이어질 수 있게끔 유도한다.
특히 일본 역시 오픈마켓 등의 농산물 통신판매가 급격히 신장함에 따라 도매법인은 인터넷 판매업체와 업무 제휴를 통해 농산물 수집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동과청과는 자회사를 통한 통신 판매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윤이 적다보니, 다른 인터넷 판매업체에 농산물을 공급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소비자 선호도에 맞춘 수집 노하우가 부족한 통신 판매업체는 도매법인이 수집 기능을 대행함으로써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다.

# 산학연과 연계...연구 과제 제공 등
일본의 도매법인은 산업계, 학계, 연구계 등에 농산물 재배 기술 등에 대한 연구 과제를 제공하며 상생해 나가고 있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집중호우, 온난화 현상 등 기상이변이 잦은 국가로 꼽힌다. 이 같은 기상이변은 농산물 재배에 있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전국 농산물 주산지에 대한 강우량, 기온, 재배 환경 등에 대한 정보를 산학연 등에 제공해 품목별로 기상, 기후 등에 영향을 최소화해 생산량 변동을 줄여나가며 수급 안정을 꾀하고 있다.

또 종자 개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출하시기를 맞추는 한편 수확량 증대에 기여했다.
집중호우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물 빠짐이 좋지 않은 밭에서도 원만한 생육을 보이는 고구마 품종 개발에 정보를 제공했고, 매년 5월 토마토가 다량으로 소비되는 점을 알려 4월에 집중되던 출하를 5월에 돌릴 수 있도록 품종을 개량했다. 또 아사히맥주의 효모 성분을 농작물에 투입해 발근, 수량 증대, 조숙과 감소 등의 성과를 거뒀다.
신카이 시게끼 동과오사카청과 IT·마케팅팀장은 “우리 회사는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제안마케팅을 소비지에 집중하는 한편 농업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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