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희 기자의 ‘세상만사’

‘1954년7월17일생, 라이프치히대에서 물리학 전공, 2005년부터 3번 연속 당선한 독일 8대 총리, 요하임 지우어 훔볼트대 화학교수와 재혼 후에도 이혼한 전 남편의 성을 사용, 러시아어와 영어 유창하게 구사, 2011년 미국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人) 중 한명, 2011년 <포브스>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중 1위.’

‘독일을 바꾼 기다림의 리더십’으로 대변되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다. 그녀가 최근 수퍼마켓에서 장보는 모습이 국내 모일간지에 대서특필 돼 화제가 연일 꼬리를 물었다.
메르켈 총리가 저녁장을 보기 위해 낡은 쇼핑백을 들고 나타난 곳은 베를린 중심가인 빌헬름거리에 있는 한 수퍼마켓. 그녀가 1993년부터 22년간 드나들던 단골수퍼다.

그녀는 여느 가정주부와 마찬가지로 1유로(1200원) 동전을 넣고 카트를 꺼내 수퍼마켓 안으로 밀고 들어가면서 쇼핑메모를 보며 물건을 카트에 담았다. 겉껍질이 시들한 양배추는 껍질을 벗겨내고 카트에 담았다.

이날 메르켈 총리는 오렌지, 샐러드용 채소, 가지, 양배추, 초콜릿, 밀가루, 토마토 소스 등을 구입했다. 그러고는 계산대로 가서 줄을 섰다가는 카드결재를 했다. 이날 대동한 경호원 두명은 총리 뒤편에 멀찌감치 떨어져서 쇼핑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총리에게 다가가 말을 걸거나 하는 이들을 제지하려들지 않고 묵묵히 지켜볼 따름이었다. 수퍼직원의 말에 의하면, 달라진 건 예전엔 혼자 오다가 지금은 경호원과 함께 온다는 것 뿐이라는 것.

그런 총리의 모습이 왜 이리도 부러워지는 걸까. 우린 왜 그런 대통령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걸까. 그런 모습은 아마도 메르켈 총리가 가지고 있는 강한 리더십과 그것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국민들의 성숙한 의식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오늘의 메르켈이 있기까지는 그녀를 담금질 해준 소위 ‘성공12계명’이 있었다.
1.원하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성공 2.자제심과 기다림을 배운 견실한 교육의 힘 3.자신이 속한 곳에서 최고가 되라 4.강력한 여성네트워크를 이용하라 5.자연적으로 생각해라 6.남성을 읽어라 7.안전 제일로 위험을 최소화 하라 8.갈등 사이에 다리를 놓아라 9.아무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 여자 해적정신 10.치밀하게 계획하고 행동하라 11.새로운 성공신화를 써라 12.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자원을 확보하라.

아무리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사랑하는 한 남자-남편을 위해, 가족을 위해 쇼핑백을 들고 장을 보는 주부 메르켈이 정말 꽃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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