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 창업열전- 강원도 횡성군 농가맛집 ‘윤가이가’ 윤옥자·이용희 씨 부부

▲ 강원도 횡성 산골에 농가맛집을 낸 ‘윤가이가’ 윤옥자·이용희 부부. 이 집의 특징은 자연에서 바로 식탁에 오른 식재료의 청정한 맛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고시리 산골에 자리잡은 농가맛집 ‘윤가이가’. 아내 윤옥자씨와 남편 이용희씨의 성을 한자씩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이 맛집을 찾으려면 앞뒤 첩첩산중 하늘만 볼 수 있는 일명 청두리마을이라고 불리는 곳까지 찾아들어가야 한다. 영동고속도로와 춘천고속도로가 합쳐지는 횡성 인터체인지에서 25km.
인터체인지에서 25분 거리에 있는 오지에서 음식을 파는 사람은 무슨 용기로 음식점을 냈을까? 좀처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더 의아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약손님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의문은 이 집의 음식을 먹어보면서 자연스럽게 풀렸다.

▲ ‘윤가이가’에서 전식(前食)으로 나오는 단호박죽, 더덕샐러드, 더덕섭산삼, 더덕잡채 상차림.

윤옥자 씨는 인천 태생, 이용희 씨는 부천 출신이다. 횡성과 연고도 없던 이씨는 6남매 막내로 어머니가 70세에 접어들자 어머니를 모시고 농촌에서 살라는 부친의 유지(遺志)를 받들어 귀농했다. 이곳에서 더덕농사 3천평을 주업으로 삼아 왔고, 3년전엔 3배체 씨없는 포도농원 900평을 새로 시작했다.
노모를 모시며 자연스럽게 음식 솜씨도 물려받게 된 부부는 음식솜씨가 뛰어났다. 대충 넣은 된장, 간장, 기름, 고춧가루로 맛을 내는 손맛이 뛰어나 만드는 음식마다 맛이 좋았다. 이런 연유로 이들 부부는 강원도농업기술원이 공모한 농가맛집에 선정돼 2013년 5월 개업을 했다.
이 집은 예약제로 고객을 받아 운영한다.

“어머니의 솜씨를 물려받아 맛을 내는 데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된장과 김치를 사는 고객 300명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했지요. 그리고 20년간 횡성에 살면서 군청 공무원과 농업인, 사업가 등과 친목회로 맺어진 지인이 많아 음식을 파는데도 걱정을 전혀 안했습니다.” 남편 이씨의 말이다.
이 집의 메뉴는 2만원짜리 더덕영양돌솥밥과 8천원짜리 태기산취나물밥상 단 두 가지다. 더덕영양돌솥밥이 나오기전 단호박죽, 더덕샐러드, 더덕섭산삼이 나온다. 그리고 더덕잡채, 더덕튀김이 전식(前食)으로 나온다.
밥상이 나오기전에 내는 호박죽은 늙은 호박을 으깬 물에 찹쌀가루와 우유를 풀어 맛을 냈는데 설탕을 쓰지 않았는데도 달다. 그리고 더덕샐러드는 더덕과 제철 채소에 매실발효액과 벌꿀이 첨가된 소스로 버무려 낸다. 더덕섭산삼은 고추장을 발라 구운 뒤 찹쌀전으로 싼다. 그 위에 유자청을 바르고 잣을 올린다. 그리고 더덕잡채와 더덕을 새우튀김을 하듯 튀긴 더덕튀김이 밥상이 나오기전 나온다.
그후 더덕영양돌솥밥이 나온다. 돌솥밥에 된장찌개, 황태구이, 더덕구이와 함께 제철채소반찬 등 6가지 반찬이 나온다.

▲ 더덕영양돌솥밥차림.

8천원짜리 태기산취나물밥상은 취나물밥에 된장찌개, 계절별 앞마당 비닐하우스에 가꾼 채소 중심 6가지 반찬이 오른다. 이 집에선 인공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 육수는 멸치, 다시마, 된장으로 우려낸다. 앞마당에서 바로 수확한 싱싱하고 단맛이 도는 채소를 쓴다. 찹쌀, 맵쌀은 직접 도정 또는 제분을 해 쓴다. 참기름, 들기름도 직접 짜 쓴다. 고객 모두 이 밥상을 받아먹고는 정말 깔끔, 깨끗하다고 칭찬을 한다고 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지금 ‘윤가이가’와 같이 강원도 지역의 자연 식재료를 활용한 맛집의 발굴과 성장이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 ‘윤가이가’의 발전과 더불어 강원도 전통 먹거리의 명성도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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