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 창업열전- 대구 수성구 ‘성동마을기업’

대구 성동구생활개선회 정명희 부회장 주도
지역농산물 가공해 부가가치↑…일자리 창출도

 

▲ 성동마을기업 정명희 씨

대구 수성구 성동마을(고산3동)에서 마을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정명희(57·사진)·정재영(60) 부부는 포도전업농으로 16,500㎡(5천평)의 넓은 밭에 포도농사를 짓고 있다.
부부는 포도알이 듬성듬성 나면 오히려 햇빛을 고르게 받을 수 있어서 맛은 더 있지만 상품성이 떨어져 판매하기 어려운 포도를 포도즙으로 가공해왔다.
“포도 주산지로 유명한 상주에서 모동포도로 기존의 가열한 포도즙이 아닌, 생포도즙을 가공하기 시작했는데, 단골손님이 그걸 먹어보고, 저희에게 생포도즙 가공을 권유했죠.”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생포도즙을 가공하기 위해서는 1억 원이 넘는 시설투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고민을 하던 정 씨부부는 4년 전 과일을 재배하는 인근의 2가구와 함께 안전행정부의 지원을 받아 ‘성동마을기업’을 만들었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포도를 이용해 조금씩 가공하던 정 씨부부는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생포도즙 가공할 수 있게 됐다.
본격적인 포도즙 가공을 시작하면서, 생과를 재배하고 판매하는 농번기가 지나면 포도즙을 가공해서 판매했다. 이로 인해 포도 수확철이 아닌 때에도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포도즙을 제공하고 있다.
“넓은 포도밭을 부부 둘이서만 일구느라 힘이 들지만, 우리 포도를 맛보고 계속 찾아주는 소비자들을 보면 더 열심히 정직하게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비자가 원하는데에 맞춰 바꿔가다 보니 ‘성동마을기업’까지 만들게 됐네요.”
성동마을기업 가운데 정 씨부부는 포도를 생산하고, 또 다른 부부들은 복숭아와, 토마토, 미나리를 생산하는 등 각기 다른 농산물을 생산해 소비층을 넓힐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직접 재배한 포도, 복숭아, 토마토뿐만 아니라 대구에서 재배되는 사과, 대추 가운데 낙과된 상품이나, 외관상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들을 수매해 즙으로 가공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지역농산물 소비촉진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창 가공으로 바쁜 2~3달 동안에는 지역 노인들을 고용해 포도를 씻는 것에서부터 알을 따고 즙을 내 포장하는 것까지 도움을 받는 등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효과도 내고 있다.
“마을기업으로 함께 시설비를 투자하고 지원받아서,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설비를 갖출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너무 많은 인원이 모이는 것보다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 소수가 모여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운영해 나간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저희처럼 좋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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