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 창업열전-인천 구월동 ‘해월토장’ 최미영 대표

강원도 인제 원통서 국산 콩으로 담근 토속 된장
어머니 이름 딴 가게 ‘해월토장’ 손맛 일품

‘그 집의 음식 맛을 알려면 장맛을 보라’는 말이 있다. 우리 전통 된장의 깊은 맛으로 17년째 손님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해월토장’의 최미영 대표(55). 최 대표는 강원도 인제군 원통리에서 직접 담근 된장으로 맛깔스런 음식을 만들어 ‘해월토장’을 찾는 이들에게 전통장의 깊은 맛을 선보이고 있다.

인천 구월동에서 꽤나 잘나가는 미술선생님으로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쳤던 최 대표는 IMF 금융위기로 인해 요식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남편과 함께 국수집이나 운영해볼까 하고 시작했던 사업은 손맛 좋은 친정어머니 덕분에 토장전문 집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해월토장’이란 상호 역시 친정어머니 이름 ‘해월’과 된장의 이북식 표현 ‘토장’을 합쳐 만든 것이다.
“전국 최고의 된장 맛을 찾아 이곳저곳을 다녀보았지만 결국 최고의 맛은 어머니 장맛이었어요. 그래서 친정어머니께 부탁드려 장을 담가 음식을 만들었지요. 워낙 손맛이 좋으셔서 제가 맛깔스런 음식을 전수받을 수 있었습니다.” 본연의 재료가 좋아야 장맛 또한 좋다는 어머니의 충고로 국산 콩은 물론 신안 비금도에서 소금을 공수해 장을 담갔다.
“영종도에서 2년 정도 장을 담다가 장맛에는 물맛 또한 좋아야한다는 신념에 남편이 강원도 인제군 원통리로 사업장을 이전했죠. 맑은 공기에 물맛 역시 끝내주는 곳이라 하나둘씩 장독대도 늘더군요. 장에 대한 욕심이 저보다 남편이 훨씬 커요.”
강원도 원통에서 우리 콩으로 직접 만든 된장이 이 집 음식 맛의 원천. 원통은 일조량이 짧고 기온이 낮아 된장의 맛과 향을 더하는 데 안성맞춤인 곳이다. 최 대표 부부의 장 사업장에는 100㎏짜리 항아리가 300여개나 된다. 이런 된장이 음식에 쓰이기 위해선 3년 이상 숙성기간을 거쳐야 하는데 해월토장은 이 된장으로만 음식을 만들어 내놓는다.
다른 맛과 섞여도 고유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이루는 된장은 찌개와 국밥, 전골의 맛을 잊지 못하게 한다. 한 번 맛을 본 손님들이 다시 이곳을 찾는 가장 큰 이유다. 이 음식점의 청국장 역시 우리 콩으로 직접 만든다. 청국장 특유의 냄새는 거의 느낄 수 없고, 구수하고 부드러운 뒷맛을 가졌다.
“해월토장에서 음식을 드시고 장맛에 반해 장을 사가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저희 집 장은 다른 곳에 비해 가격이 두 배 정도 비싸요. 7~8년 정도 묵힌 장만 판매하고 있고, 우리 전통 장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명품다운 가격을 받으려고 합니다.”
최 대표는 우리 땅에서 자란 우리 콩으로 만든 전통 된장이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우리 맛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통의 맛에 긍지를 갖고, 보다 많은 이들이 건강한 밥상을 섭취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된장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 말하는 최 대표는 더불어 도시소비자들이 직접 전통 장을 집 근처에서 담가볼 수 있는 장도 마련해볼 생각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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