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 창업열전 : 경남 창원시 ‘장원식품’ 신홍점 대표

 자연에서 얻은 천연재료로 3대가 건강한 먹을거리 만들어

 산에서 채취한 나물과
무화과·산다래 효소로 만든 ‘장아찌’
직접 재배한 콩으로 만든
‘된장·고추장’ 인기

“산에만 올라가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특히 봄에는 두릅, 엄나무, 제피 등 건강한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있고, 예쁜 꽃들이 만발해 보고만 있어도 배부르고 즐겁답니다. 아무리 힘든 일도 본인이 좋아서 하면 힘들다 여겨지지 않잖아요. 제가 그래요. 매일 매일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상천리 ‘장원식품’의 신홍점 대표는 일 년 중 가장 바쁜 봄을 맞고 있다.

알록달록 꽃 잔디로 꾸며진 아담한 집 앞마당에는 줄맞춰 길게 늘어선 장독들이 눈에 띈다.
주인장의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주듯 참으로 아기자기하다.
“항아리 하나하나에 고유의 이름이 있어요. ‘총가네 항아리, 대전댁 항아리’ 등 소비자가 직접 이곳을 방문해 담근 고추장과 된장이 담겨져 있죠. 자연의 기운을 듬뿍 담은 장맛은 최고랍니다.” 신 대표는 정성이 깃든 전통 장맛을 잇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상호명도 농산물 가공업계의 ‘장원(壯元)’이 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장원식품’이란 이름을 내걸었다.
창원시 북면 지역은 마금산을 비롯해 인근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예로부터 야산 주변에 밭작물이 많이 재배되고 콩잎, 깻잎, 고추 등의 장아찌를 즐겨 먹었으며 특히 단감나무가 많아 ‘감나무골’로도 불리는 곳이란다.
“결혼과 함께 이곳에 터전을 잡은 뒤 손맛 좋은 친정어머니와 콩 농사를 지으며 장도 담고, 산에서 채취한 나물들로 장아찌를 만들며 이웃 친지들과 나누어 먹는 즐거움으로 생활했죠. 생활개선회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농산물가공과 전통식문화 교육에 참여해 효소랑 장아찌 담그는 법 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회원들 사이에 ‘손맛 좋은 회원’으로 정평이 난 신 대표는 친정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옛 손맛과 농업기술센터 교육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발전적이고 현대적인 손맛 만들기에 힘썼다.
2009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하는 농촌여성 창업지원 사업에 선정된 신 대표는 늘 즐겁게 만들어오던 장류와 밑반찬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제조해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알려보자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자연 그대로의 맛 전하고파
신 대표는 국비와 시비 각 5000만원씩 1억원으로 저온저장고, 맥반석건조장 및 농산물가공작업장(166㎡)을 설치하고 분쇄기, 전기앙금솥 등 가공기자재를 지원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농촌여성 창업사업장 기반을 마련해 메주, 간장, 고추장, 된장 등을 만들어 사업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직접 재배한 콩으로 메주를 만들죠. 청국장은 특히 더 많은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보리새우와 표고버섯, 양파 등을 삶은 물로 콩을 삶아요. 그래야 더욱 깊은 맛이 나거든요. 비록 손은 많이 갈지언정 소비자에게 맛있는 청국장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 정성을 다합니다.”
청국장뿐만 아니라 신 대표는 장아찌의 재료 대부분을 산과 들을 다니며 직접 채취한 재료만을 사용한다. 그래서 장원식품의 장아찌를 맛보려면 물량이 떨어지기 전에 미리 주문해야 한다.
참가죽, 제피잎, 비비추 등 산에서 얻을 수 있는 양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장아찌의 밑간 역시 산야초발효엑기스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산야초발효엑기스는 산야초의 성분이 가장 왕성할 때 채취해 이용, 이렇게 발효시킨 발효액을 첨가한 장아찌는 살아 숨 쉬는 자연의 맛 그대로를 담고 있다.
“아직은 사업 시작단계라 어려움이 많지만 항상 농업인의 편에 서서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경남도농업기술원과 창원시농업기술센터가 있어 든든합니다. 무엇보다 믿고 찾아주는 고객들 덕분에 용기를 얻고 신이 나죠. 특히 3년 전부터 둘째 딸아이가 함께 일을 도와주고 있어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81세의 친정어머니 역시 든든한 후원자이시죠.”

▲ 장원식품의 대표 제품들.
신 대표는 직거래뿐 아니라 전자상거래, 유통업체 납품 등 판매망 확보를 위해 유통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래서 둘째 딸인 임보람(31) 씨에게 블로그며 유통·홍보 전반을 일임했다.
신 대표와 보람 씨는 전자상거래를 위해 필요한 컴퓨터를 배우며,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하는 농산물가공연구회에도 가입해 가공기술, 마케팅 교육 등 능력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네트워크를 활용한 소비자와의 실시간 대화로 제품을 홍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입소문을 통해 판매되기 시작한 장원식품 제품들은 한번 구입한 소비자가 지속적인 단골고객으로 그 주문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정성들여 만든 제품을 소비자가 인정해 줄때 더 없는 보람과 기쁨을 느끼죠. 앞으로 3년 후쯤 저희 제품을 사랑해주시는 고객들을 초청해 팜파티를 열고 싶어요. 삶의 여유를 느끼고,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마련하고 싶죠. 그곳에서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 자연을 선물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답니다.”
자연 속에서 살며, 자연이 주는 선물을 다른 이에게 선물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는 신 대표는 생이 다하는 날까지 이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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