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이 하나우마 베이 전경

지도상 태평양 바다위에 뜬 작은 섬, 미국의 50번째 주, 일본이 태평양전쟁의 불씨를 던진 진주만(Pearl Harbor) 공습사건, 하와이안 훌라춤,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와이키키의 해변의 아름다운 모습 등 이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하와이의 전부였으나 이번 7일간의 하와이 여행은 이 모든 것을 뒤집기에 충분했다.

그곳은 내가 알고 온 하와이는 아니었다

제주도 섬 정도의 크기로만 알고 있었던 나의 무식함이 들어났고 여행을 앞두고 알게 된 하와이에 대한 다양한 정보는 내 상상을 넘어버렸다.
하와이는 미국의 마지막 50번째 주로 주도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섬을 비롯한 카우아이 섬, 마우이 섬, 하와이 섬(빅 아일랜드) 등 8개의 유인도와 100여개의 무인도가 남북으로 벨트를 이루고 있는 섬나라였다. 인구 140여만 정도로 대부분이 주도 오아후 섬에 살고 있다. 오아후 섬이 제주도 만하다면 지금도 활화산이 불을 뿜고 있는 최남단 빅 아일랜드(하와이섬)는 무려 제주도의 7배 크기의 큰 섬이었다.

하와이 관광의 매력은 와이키키해변이 있는 본섬보다 각기 특성을 지닌 자연경관이 뛰어난 3개 섬을 추천하고 있다. 첫 번째가 신들의 정원이라 이름 붙여진 카우아이 섬과 세계 최대 규모의 화산분화구가 있어 달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칼레아칼라 국립공원이 있는 마우이 섬, 그리고 활화산의 거대한 용암분출과 대자연의 웅대함을 체험할 수 있는 빅 아일랜드 등 3개소를 추천하고 있다. 필자는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신들의 정원’ 카오아이 섬을 선택했다.

한국이민사와 독립운동의 거점지 하와이

▲ 사탕수수에서 커피농장으로
하와이 이민은 한국 이민사의 최초였다고 한다. 1902년 121명이 인천항을 떠나 하와이 사탕수수농장에 일하게 된다. 이들은 도착하자마자 노예취급을 받으며 온갖 고난과 역경을 뚫고 살아남았다. 당시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결혼문제였다고한다. 결혼을 위해 사진을 찍어 한국에 보내면 그 사진을 신부가 보고 결혼을 결정한다 해서 ‘사진신부’라는 말이 생겨났다한다.
당시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이승만 박사를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의 근원지가 바로 하와이였다는 사실에 하와이는 남다른 역사적 의미를 가진 곳이다.

사탕수수 이민자들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살길을 찾아 미국 샌프란시스코, LA등지에서 민들레 홀씨처럼 낯설고 척박한 땅에서 뿌리내린 이민1세대들이었다.
한국이민자의 애환이 서린 사탕수수농장은 지금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사탕수수 산업이 사양화하면서 그 자리를 모두 커피나 파인에플 농장이 자리 잡고 말았다. 사탕수수의 본고장이었던 마우이, 카오아이섬은 모두 관광지로 변모 해 버렸다. 사탕수수 공장은 폐허가 된 채 역사적 유물로 남아있었다.

다인종 사회를 이루고 사는 하와이 섬나라

▲ 진주만(Pearl Harbor)의 전경
호놀룰루 시내는 온통 일본인 관광객으로 북적 거리고 있었다. 시내 상가 간판도 영어와 일본어로 병기하고 있어 일본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한다. 하와이의 일본 교민만 35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 외 필리핀, 중국, 한국 등 동양인이 많이 살고 있었다.
일본이 1941년 호놀룰루 인근에 있는 진주만(Pearl Harbor)을 기습 공격하여 무수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힌 곳이기도 하다.
당시 애리조나 함대가 침몰하여 1,177명이 수몰된 것을 인양하지 않고 그곳에 애리조나 메모리얼을 만들어 놓았다. 진주만 공원에는 수많은 미국 관광객이 줄지어 이곳을 참배하고 있는데 일본인 관광객은 호텔마다 신혼부부들이 예식을 올리는 등 북적이고 있다.
진주만 공습은 태평양전쟁을 초래했고 잠자던 사자를 깨워버린 계기를 만들었다. 그 결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맞고 항복했던 일본이 또다시 일어나 하와이를 점령할 것처럼 시내를 활보하는 모습이 역사적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하와이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으로 대통령을 탄생시킨 곳이란 자부심도 대단했다. 매년 한차례 고향마을을 찾는다고 한다. 오바마가 어릴 때 즐겨 먹던 ‘로코 모코’, ‘세이브 아이스’ 등 음식이 상품화되고 있었다. 이런 형태의 마케팅을 우리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라 부르기도 한다.
미국의 Farmer's Market 제도는 농산물직거래로 미국전역에 확대되고 있다.

▲ 매주 1회 호텔로비에 파머스 마켓이 열리고
호놀룰루에 있는 대형 호텔 로비를 이용한 Farmer's Market은 하와이 전통음식, 채소, 과일을 마음껏 사먹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매주 1차례 오후4-8시까지 문을 여는 이곳은 하와이 전통 시골음식과 싱싱한 망고, 파인애플 등 과일을 값싸게 구입해서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부나 호텔 측이 농민을 위
한 이러한 배려는 참으로 신선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흐뭇했다.

사람보다 자연이 우선인 동식물의 천국

 

▲ 포이푸베이 해변에 나타난 거북이
▲ 하와이 주의 새 비들기가 관광객의 손위에
하와이의 주화(州花)이기도 한 하와이무궁화(Hawaiian Hibiscus)는 다양한 색깔로 개발되어 울타리, 정원등에 만발했다. 한국의 무궁화와 너무나 닮아 정감이 더욱 간다.
하와이는 새들의 천국이라 부르고 싶다. 주(州)의 새이기도 한 비둘기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마구 달려와 먹이를 달라고 조른다. 호텔 레스토랑에도 아침 부터 참새, 작은 비둘기들이 식탁 밑으로 다가와 음식부스러기를 청소하고 있다.

특히 가는 곳마다 야생 닭들이 자연 부화하여 5-6마리의 병아리를 몰고 다니는 모습은 어릴 적 시골 마당을 연상케 한다. 안내자의 말에 의하면 필리핀 이민자들이 싸움닭을 좋아해 가지고 온 것이 자연으로 돌아가 야생 닭이 되었다고 한다.

카오아이 섬 해변에서 만난 천년을 산다는 거북이가 해변 모래사장에 올라와 오수를 즐기고 있다. 인간보다 자연이 우선이며 자연 속에서 온갖 동식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 가지에서 뿌리가 내리는 Banyan Tree
하와이의 대표적 나무라면 바로 Monkypod Tree(멍키팟), Banyan Tree(반얀, 일명 뱅골 보리수)라 하겠다.
가는 곳 마다 천년은 넘어 보이는 고목들이 공원의 아름다움과 그늘을 만들어 낸다. 반얀 나무는 나무줄기에서 뿌리가 내려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영역을 넓혀 나간다. 아무리 더운 여름철이라고 이 나무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신들이 만든 정원 카오아이 섬을 가다

▲ 태평양 바다위에 뜬 와이메아 캐년의 웅장한 모습
카오아이 섬을 가려면 새벽부터 서둘러 국내선을 이용해 30분 정도 가야 도착할 수 있다. 하와이 여행 중 1-2일정도 이웃 섬으로 여행하는 것도 또 다른 낯선 하와이를 즐길 수 있다. 카오아이는 가든 아일랜드라고 불리는 가장 개발이 덜 되고 자연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 칼랄라우 벨리전경, 쥬라기공원 영화촬영지로 유명, 사람접근이 어려운 곳
카오아이는 제주도 보다 약간 작은 섬으로 인구가 고작 6천여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울창한 숲과 깊은 계곡이 있는 곳, 야생화가 만발한 하와이의 정원, 칼랄라우 협곡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쥬라기공원’ 촬영 장소로 원시적 자연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빚어놓은 와이메아 캐년(Waimea canyon)은 태평양바다에 뜬 그랜드 캐년 이라 불리 울 정도로 위엄을 들어내고 있었다.

해발 1200m 높이의 칼랄라우 벨리(Calalau Valley)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에 오른다. 칼랄라우 협곡은 가장 야생적인 모습으로 얼굴을 내밀며 우리를 맞아준다. 금방이라도 공룡이 나타날 것만 같은 태고의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자연이 빚은 한 폭의 그림 같은 칼랄라우는 신들이 만들어 놓은 정원이라 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카우아이 해변은 까만 화산석으로 굴곡을 이루며 자연그대로 하얀 파도를 끝없이 토해내고 있었다. 바다 속 바위 구멍 사이로 하얀 파도를 하늘높이 뿜어 올리는 스파우팅 혼은 신이 만든 정원의 한 모습이었다.

포이 푸 베이(Poipu Bay)에 자리 잡은 골프장은 타이거 우즈 등 세계 유명 골퍼들이 다녀간 흔적을 남겨놓았다. 야자 그늘에 파란 그린은 그림같이 아름다웠고 마음 맞는 친구와 한가하게 골프를 즐기고 싶은 충동을 받았다. 포이푸 해변은 추운겨울에 여름을 만끽하러 온 많은 휴양객들이 한가롭게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카오아이는 동식물의 지상낙원이며 사람은 단지 자연의 일원일수밖에 없다.

관광, 레저, 쇼핑의 천국, 하와이 허니문

▲ 오아후섬의 쿠알로아 렌치의 방목장
하와이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해양 레저산업의 발달, 쇼핑천국으로 알려진 허니문 여행지로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인기가 높은 것은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 살거리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와이가 자랑하는 3개 섬의 각기 다른 대자연의 경이한 모습이 볼거리라 한다면 크루즈선 투어, 수상비행투어, 헬리콥터 투어, 스노쿨링 등은 즐길거리가 너무 많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때 신세진 분들께 드릴 선물구입이 필요한 신혼부부들에게 쇼핑타운은 가격이 저렴하여 인기 만점이다.

▲ 언덕위에 자리잡은 한국지도모양의 마을
아웃도어로서 세계적 명성이 높은 알라모아나(Ala Moana) 쇼핑타운은 세계의 유명브랜드가 모두 모여 있는 곳이다. 다양한 먹을거리도 이곳에서 즐길 수 있다. 하루 일정이 모자랄 정도로 규모가 큰 쇼핑타운이다. 인근에 월마트도 있어 코나커피, 초코렛 등 인기 품목을 구입할 수 있다.
이곳이 가격이 비싸다면 브랜드 상품이면서 저가로 할인 판매하고 있는 와이켈레(Waikele) 프리미엄 아웃렛도 한국 여행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곳이다. 또한 철지난 브랜드 상품을 저가로 구입할 수 있는 로스(ROSS)매장을 시내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하와이는 관광, 레저, 휴양, 쇼핑 등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한번쯤은 꼭 다녀올 것을 권하고 싶은 곳 중의 하나다.

하와이 여행 TIP
o 하와이는 미국으로 반드시 전자여권을 갖추어야 하며 출발 전 ESTA(전자여행허가제)를 반드시 받아야 갈수 있다
o 항공기는 대한항공으로 직항하는 방법과 하와이안 항공도 있으며 일본으로 가서 일본항공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항공사별 가격도 차이가 많다.
o 여행사의 패키지 투어로 하면 편리한 점도 많지만 상대적으로 비쌀 수도 있으며 정해진 곳 외엔 갈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패키지 투어 중 하루정도 자유시간이 있어 꼼꼼히 살펴 이용하면 좋다.
o 젊은 분들은 패키지투어보다 자유여행을 권하고 싶다. 호텔예약, 렌터카 이용 등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예약이 가능하고 다양한 볼거리와 비용절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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