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이용 ‘레티놀 대량생산 기술’ 세계최초 개발

▲ 경상대학교 천연 레티놀 연구팀(사진 가운데가 김선원 교수)

농촌진흥청 차세대 바이오그린21사업 연구 성과

화장품·기능식품·의약품에 활용 가능
수입대체 300억, 수출 1천억 기대

▲ 발효와 동시에 추출된 레티놀(왼쪽)과 정제된 농축 레티놀(오른쪽)
레티놀은 인체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비타민A라고 부르며, 현존하는 물질 중 주름개선기능에 가장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어 기능성 화장품 원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레티놀은 복잡한 화학합성 기술로만 생산되는 상황이어서 자연친화적이고 인체에 보다 안전한 생물학적 생산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미생물 이용 레티놀 대량생산 기술’이 농촌진흥청이 주관하는 ‘차세대 바이오그린21사업’ 시스템합성 농생명공학사업단의 경상대학교 김선원 교수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돼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레티놀의 국산화와 수출길이 열리게 됐다.
레티놀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동물성 식품성분으로 베타-카로틴(β-carotene, 비타민A 전구물질)이 풍부한 식물을 초식동물이 먹어서 만들어지고, 육식동물들은 이러한 초식동물들을 먹어서 비타민A를 보충한다.
이처럼 레티놀의 생산물질인 베타-카로틴과 레티놀의 생합성 경로가 각각 식물과 동물로 나눠져 있어, 기존에는 자연 상태에서 레티놀을 일괄적으로 생합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설을 뒤엎고 연구팀은 최첨단 합성생물학(대사재설계) 기술을 이용해 식물과 동물에 각각 나눠져 있는 레티놀 생산경로를 하나의 미생물에 통합함으로써, 레티놀을 대량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공장(Microbial cell factory)’ 개발에 성공했다. 미생물을 이용해 고부가가치 기능성 물질인 레티놀을 대량생산하는 것은 화장품을 비롯한 생명공학 산업 전반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농진청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레티놀뿐만이 아니라 항염증, 항산화, 항노화에 효능이 있는 레티날(Retinal), 레티노인산(Retinoic acid), 레티닐 에스터(Retinyl ester)와 같은 레티노이드(비타민A류)의 맞춤형 생산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 기술을 통해 기능성 화장품, 건강 기능식품, 사료 첨가제, 의료용 제제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미생물을 이용한 레티놀 대량생산 기술이 목표로 하는 시장은 1차적으로 레티놀을 활용한 주름 방지·개선 기능의 소재분야이고, 앞으로 건강기능식품·의약품 소재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주름개선 화장품의 생산액은 2007년 2천200억 원에서 2011년 3천231억 원 규모로 연평균 약 9.4% 증가하고 있다. 특히 레티놀 성분을 함유하는 복합기능성 화장품의 생산액을 포함하면 시장성이 더욱 큰 분야인데,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로 인해 피부노화 방지를 위한 화장품과 원료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으로 고시된 기준은 레티노이드 화합물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제품이 대부분이며, 특히 주름개선 화장품 중 레티놀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제품이 약 75%를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료시장 규모는 2010년 현재 국내가 320억 원, 국외가 5천600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경제적인 레티노이드 대량생산기술 개발은 수입대체와 세계시장 수출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며, 농진청은 이 기술을 통해서 300억 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와 1,000억 원 이상의 수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량 수입되고 있는 화학합성 레티놀은 1g에 약 15만 원으로 고가인 반면, 이 기술을 통해 개발한 레티놀의 생산비는 1g에 약 4천 원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현재 이 기술은 실용화를 위해 국내 업체와 기술이전을 협의 중이며, 이전된 기술을 통해 화장품·식품·의약품 등으로 소비자에게 광범위하고도 저렴하게 제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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