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식 때 적절한 대목노출…발생된 대목 자근 잘라줘야

▲ 한라봉 대목에서 자근이 발생한 모습.

자근 50% 제거하면
정상수량의 83% 회복
품질도 별 차이 없어

한라봉 감귤나무는 원래 나무의 세력이 강해서 접목을 해야만 꽃이 잘 피고 과실도 충실하게 클 수 있어 보통 탱자나무 대목 위에 한라봉 나무를 접목해서 사용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접목을 한 한라봉 나무에서 착과량이 급격히 줄고 과실크기도 작아지는 등 상품성 저하로 농가소득이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원인은 한라봉 감귤나무에서 대목인 탱자의 뿌리가 아닌 접목부위 주변에서 접수인 한라봉에서 나온 뿌리(자근)가 나무의 생리를 바꾸는 등의 부작용 때문인 것으로 농촌진흥청 감귤시험장에 의해 밝혀졌다.

농가에서 묘목을 구입해 심고 재배하는 동안 접목한 부위까지 흙을 덮게 되면, 접수인 한라봉 나무에서 자근이 발생하게 된다. 자근이 발생되면 뿌리에서 비료흡수가 잘되는데 특히, 탄소·질소 비율이 낮아져 꽃눈발생이 나쁘고 착과량 저하로 과실 수량도 줄어든다.

실제 한라봉 재배농가 조사결과, 자근이 발생한 나무의 착과량은 정상나무의 54% 수준이었으며, 과실크기도 작아져 상품성이 나빠지고 이로 인해 농가소득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귤시험장에 따르면, 한라봉 나무에서 자근이 자라지 않도록 하려면 심을 때 대목을 땅 위로 7∼8㎝ 정도로 노출하는 게 좋다. 대목노출이 적을 경우 대목이 깊게 심겨져 한라봉 나무의 자근이 발생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접목부위를 흙으로 덮은 곳이나 잡초를 없앤 후 접목부위에 모아 둔 곳에서도 한라봉 자근이 생길 수 있어 농가에서는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한라봉 나무의 자근이 발생됐을 때는 꽃눈이 정상적으로 형성되도록 질소비료나 퇴비사용량을 줄여 잎 내의 탄소·질소 비율을 높여줘야 한다. 그리고 생성된 한라봉 나무의 자근은 50% 이내에서 잘라주고 연차적으로 나머지 자근도 잘라줘야 효과적이다. 한꺼번에 자근을 제거하게 되면 수세가 저하돼 오히려 나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시험결과, 자근이 발생된 나무는 수량이 정상나무의 24% 정도였으나, 자근을 50% 자른 나무는 정상나무의 83%까지 수량이 높아졌으며, 정상나무와 통계적인 유의차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 함량이나 과실무게 등도 자근을 자른 나무는 정상나무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라봉 뿌리는 탱자 뿌리에 비해 어둡고 탁한 노란색을 띄며 30% 정도 더 굵어 농가에서 유관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는 2∼3월경 한라봉 과수원에서 자근으로 의심되는 뿌리를 톱으로 자른 후 5∼7월경 잘린 부위에서 발생되는 새 가지의 잎 수가 1개면 한라봉의 자근이고 3개면 탱자뿌리다.

이 외에도 분자표지 방법으로도 판별이 가능한데 뿌리를 채취한 후 프라이머를 이용해 구분할 수 있다. 농가에서 이 방법을 이용하려면 감귤시험장이나 농업기술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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