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엄용수

 

15세에 가출,
25년 코미디언 외길에 긍지
웃음…뇌졸중·치매억제 혈액순환 촉진

요즘 우리는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빚어지는 짜증스런 삶에 희망을 잃고 비탄과 우울에 빠져들고 있다. 이런 비탄의 시절 기자는 스트레스와 짜증을 건강한 웃음으로 위로, 달래주는데 탁월한 연기력을 지닌 코미디언 엄용수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재치있고 예리한 유머와 여러 연예인의 성대모사, 다양한 제스처로 배꼽을 잡는 웃음폭탄을 쏟아냈다.

어머니의 생선장사…가난을 돕고자 15세 가출
엄용수는 15살에 경기도 화성시 봉담에 있는 집을 빠져나와 서울로 가려다 어머니손에 여러차례 잡혀 끌려갔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북한땅에 고향을 둔 월남피난민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돈을 벌기보다 이웃을 돌보는 공익봉사활동에 앞장서서 일찍부터 마을이장을 했습니다. 이장생활 20여년 동안 아버지는 돈을 벌기보다 이웃집 적십자회비 대납(代納)과 폐결핵퇴치 씰 판매대금 대신넣기, 사방공사 철망쌓기 주도 등, 집안일은 어머니 몫이었습니다. 집안살림은 어머니가 생선행상으로 꾸려나갔지요. 미국 원조로 받아낸 밀가루로 민 칼국수와 수제비를 맨날 먹고 컸습니다. 사는게 거지꼴이었지요. 전 어머니가 생선행상을 나가셔서 더 무거운 쌀과 고구마 를 대신 받아 지쳐 돌아오시는 애처로운 모습을 보고 어머니를 도와야 한다는 결심으로 가출을 했습니다.”
그는 여러차례 가출 시도끝에 성공, 홍익대 화학공학과에 진학했다. 그리곤 코미디언이 되었다.
어머니는 7남매를 두셨는데 자신을 제외한 여섯자녀 전원을 초급대 이상을 졸업시킨 억척을 부리셨다. 그는 어느날 귀향, 어머니가 아버지 묘소에 엎드려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다. 어머니는 불자이신데도 반야심경을 읊으신 뒤 예수교의 성경과 찬송, 무당의 굿거리 기도를 이어서 하는 것을 보았다.
불경만으로 엄용수의 성공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찬송과 굿거리를 읊는 어머니의 모습을 엄용수는 아주 구슬프게 성대모사를 했다.
어머니의 목소리로 그대로 옮기려는 노력이 참으로 진지했다.

코미디언 외길 25년차
코미디언협회장 맡아

엄용수는 홍익대를 졸업한 뒤 무명을 거쳐 1981년 코미디언으로 데뷔했다.
그는 데뷔초기 서세원·김형곤과 함께 엄청나게 많은 대본을 외워야 하는 고달픈 조연으로 열심히 일했다.
곁눈질을 안하고 이주일의 말더듬기와 넘어지기 연기, 심형래의 바보짓 연기, 배삼룡의 비실비실연기 등을 그대로 시연(示演)하며 이를 배우려고 무척 노력했다고 한다. 그리고 남보원의 성대모사연기를 실감나게 재연(再演)해 폭소를 유발했다. 그는 이들 코미디언의 묘기를 한차원 더 높이는 연기연마에 무척 힘썼다.
남들처럼 다른 사업참여와 영화제작 외도(外道)에 빠지지 않고 연기 외길만을 걸어온 것에 긍지를 보였다.
그는 현재 한국코미디언협회장으로 700여 코미디언의 권익보호와 애경사를 돌본다. KBS, MBC, SBS 연예인노동조합장이기도 하다. 그는 계속 한국코미디언협회장과 KBS, MBC, SBS 연예인노동조합장이란 얘기를 대여섯차례 중언부언 소개하며 자랑해 웃음을 한껏 샀다.
그리곤 세번 이혼한 것을 양해해 달라며 또 다시 직책을 되뇌어 웃긴 뒤 코미디언으로 살아온 것을 무척 자랑했다.
그는 이어서 데뷔 당시 코미디언들 나이트클럽 1일 출연료 200만원, 서울업소의 경우 400만원, 지방쇼 개런티 3,000만원 호황으로 심형래는 그때 돈벌어 ‘우뢰매’ 등 영화를 제작했고, 김형곤은 80평 아파트에 극장을 가졌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호황이 사라졌다면서 70고희연이나 80송수연에 자기를 불러 주면 좋겠다며 애교어린 목소리와 밉지않은 제스처로 자신의 휴대폰 전화번호를 연속 두번 알려줬다. 출연의뢰 팬과 자신과의 의기가 투합되면 자신의 출연료를 파격적으로 50% 깎아줄 수도 있다고 또 한번 웃겼다.
그는 기자와 만나기 전 오산에 있는 치과에 가 인플란트시술 협의를 마치고 왔는데 그가 그 치과의 홍보대사가 되어 치료비를 지불하지 않고도 광고개런티를 받게 될 것이라며 코미디언은 좋은 직업이라고 또 웃겼다.
이어서 그는 코미디언으로 인기를 끄는데 25년 걸리고 머리가 벗겨져 가발광고 출연금을 얻는데 20년 걸렸다고 했다. 가발광고는 기력이 있는 한 계속하게 될 것 같다며 자랑했다.

송해 28년 노래자랑무대선 것
기네스북에 오를 것

그는 추석 전후 국내 최고령의 코미디언 겸 방송인인 송해쇼에 출연하게 되었다며 송해와 관련된 재미있는 얘기를 해줬다.
송해는 전국노래자랑 단일프로에 28년간 세계최장기 출연을 기록, 곧 기네스북에 등재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송해가 은행광고에 출연해 6억원을 받았는데 은행측 광고히트로 1000억원의 예금을 유치, 송해 광고출연은 계속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송해는 오랫동안 연예활동으로 출연료를 많이 모아 기백억원대의 저축통장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런 돈을 가진 송해가 건강을 내세워 전철을 이용하는 것은 본받아야 할 귀감이라고 했다. 엄용수 자신도 100세 시대를 맞아 그를 롤모델로 삼아 장수 코미디언으로 팬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고 했다.

웃음은 혈액순환과
엔돌핀 생성 촉진

끝으로 그는 미국의 기업에서는 남을 잘 웃기는 직원을 특별히 선발 승진에서 우대를 준다고 했다.
사람이 한번 웃을 때 뇌세포 내의 400가지 건강물질이 생성되어 뇌졸증과 동맥경화 및 치매발생을 억제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웃으면 혈액순환과 엔돌핀생성을 촉진하며 정액증가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그는 이어서 은퇴한 노령 남편들은 부인에게 아침에 일어나 밥달라, 숭늉달라, 커피달라, 약 갖다 달라, 담배 찾아내라, 재떨이 갖다달라, 간식달라… 등등을 속사포처럼 빠르게 내뱉으며 이런 짓을 하지 말라며 한껏 웃겼다.
이런 식으로 아침 심부름 시키는 남자는 일식(一食)이, 점심까지 하면 이식이, 저녁까지 하면 삼식이라는 좋지 않은 별명을 얻게 된다며 아내를 괴롭히지 말고  다정하게 살기를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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