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희 기자의 ‘세상만사’

이백여섯 개의 작은 뼈들이 지탱해 주고 있는 우리 몸은 신비로운 우주, 그 자체다. 숨이 멎는 날까지 ‘살아있음의 축복’을 위해 몸이라는 유기체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각 부위의 기관과 장기들이 협력체제로 쉼 없이 각자가 지닌 고유의 기능을 성실하게 수행한다.
잘 알다시피 우리 몸의 70%는 물로 돼 있다. 이 물의 양은 늙어갈수록 줄어든다. 갓난아기 때는 65% 였던 것이 청소년기에 62%, 성인이 되면 58%를 유지하다 늘그막에는 51%로 무려 20%정도가 감소한다. 우리가 흔히 느끼는 갈증현상은 1~2%의 수분부족에서 오는 몸의 신호이고, 12% 정도가 부족하면 탈수에 의한 위험상태에 빠진다.
인간을 비롯한 다세포동물의 모든 정신작용과 중추신경계를 지배하는 뇌는 체중의 40분의 1인 1.5kg정도의 무게를 지닌 회백색 물질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 몸속의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는 폐는 하루 환기량이 7,200리터(ℓ), 즉 1.5리터들이 페트병 4,800개 분량에 달한다. 심장은 하루평균 10만번 7,000톤의 혈액 펌프질을 한다.
해독이 주기능인 1.5kg짜리 간에는 몸속 혈액의 3분의 1이 몰려 있고 종일 부산하게 드나든다. 콩 모양을 닮은 작은 주먹크기의 콩팥[신장]은 몸 속의 수분을 하루에 약 180리터 씩 걸러내 오줌으로 내보내는데 한달 평균 5.4톤(t)의 양이다.
그런 주요 장기의 기능은 예외로 하더라도 하루 눈물샘에서 분비해내는 눈물의 양이 0.6리터 되는데도 우리가 울음을 울 때 말고는 눈의 그러한 세척기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산다. 그러한 기능들이 한 순간에 멎는 것을 우리는 ‘죽음’이라고 이른다.
그런데 그 죽음의 순간에 우리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꼭 하나 있다. 바로 ‘영혼’이고 그 순간 몸무게도 딱 21그램(g)이 몸에서 빠져나간다는 물리적 가설이 세상에 발표돼 지구촌을 발칵 뒤집어 놓은 적이 있다. 105년 전인 1907년 미국의 의사 던컨 맥두걸은, ‘사람이 죽은 뒤 정말로 영혼이 육체를 떠난다면 물리적으로 그 영혼의 무게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문을 풀기 위해 침대 크기의 초정밀 저울을 이용해 임종 전후의 사람 몸무게를 쟀다. 그런데 놀랍게도 6명의 환자 몸무게가 죽자마자 한결같이 21g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의 증명을 위해 죽은 환자의 몸에 인위적으로 숨을 불어넣어 봤지만 한번 줄어든 21g은 다시 회복되지 않았고, ‘영혼이 없는’ 개 15마리를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했으나 개는 몸무게 변화가 없었다는 것. 그는 “이 21g이 바로 인간 영혼의 무게”라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인 벌새 한 마리의 무게인 21g이 정말 인간 영혼의 무게인지는 알 수 없으나, 고만큼의 양심도 없는 인간들이 넘쳐나는 세상이고 보면, 영혼의 무게는 너무나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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