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화폐의 ‘中心’에 서있는 이홍철 한국은행 발권국장

10원 동전 시중 72억 장 유통…회수율은 4.6%에 그쳐
‘돈’ 만들고 폐기하는 비용 지난해 1800억원...
지폐 깨끗이 쓰고 동전 다시쓰기로 세금낭비 줄여야
화폐는 문화·역사·정서가 담긴 ‘나라의 자존심’

우리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은행. 각자 편한대로 거래은행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우리에게 조금 낯선 곳이다.
지난 1950년 설립된 한국은행은 돈을 발행하고 양을 조절하는 등 돈과 관계된 모든 일을 하는 곳이다. 우리나라 중앙은행으로서 돈의 가치를 안정시키고 금융질서를 유지해 우리 경제가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다. 한국은행의 방대한 조직 중에서도 ‘발권국’은 실물 ‘돈’에 관한 핵심부서다.
그런 조직의 수장이기에 이홍철 한국은행 발권국장을 만나기 전에는 조금은 멀고 딱딱하고 권위적으로 생각돼 경원시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선한 눈매와 사람좋은 웃음의 이 국장은 “십 원짜리 동전을 모으고 잘 회전시켜야한다”는 다소 ‘쪼잔’(?)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그게 큰 애국(愛國)의 하나”란다. 무슨 얘기인가?

한국은행 발권국은 어떤 일을 하시는 조직인가요?
발권국은 발권정책팀·발권기획팀·화폐수급팀·화폐관리팀의 4개 팀에서 각각 △화폐의 발행 및 유통 관리 △화폐 및 발권·출납제도의 조사연구 △화폐 및 어음의 교환 △화폐의 정사·감사 및 폐기 등을 담당하는 부서입니다. 화폐의 수요와 흐름을 전망해 화폐제조량을 결정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지는데요. 본점에는 80여명의 직원이 함께 땀흘리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돈 깨끗이 쓰기’와 ‘동전 다시 쓰기’ 캠페인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시죠.
이 캠페인을 ‘국민적 어젠더’로 까지 강조하시는데...왜죠?

2011년 중 찢어지거나 더러워져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지폐의 폐기 액이 약 1조 7천 억 원이고 물량으로는 4억 9천 만 장 정도입니다. 그렇게 말하면 뭔가 잘 와 닿지 않으실 텐데요. 폐기한 지폐를 모두 이을 경우 67,911㎞로 경부고속도로 서울과 부산을 82회나 왕복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위로 쌓아볼까요? 높이는 약 51,608m로 63빌딩의 207배, 백두산의 약 19배이니 상상초월이라 할까요?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 새는 것입니다. 새 돈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연간 1,800억 원(2011년 기준, 동전 포함) 이상 소요됩니다.
2009년 이후에는 오만원권 발행으로 만원권 대체 효과를 가져와 폐기물량이 현저하게 감소하긴 했습니다.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네요.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10원짜리 동전 모으기가 애국이라는 이야기는 뭔가요?
10원짜리는 사실 10원이 아닙니다. (웃음) 액면은 10원이지만 만들려면 40원이 들어가죠.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죠. 2011년 중 한국은행에서는 10원화 이상의 동전 약 6억 7천만 장을 시중에 공급했습니다.
2011년말 현재 10원화 이상 동전의 총 누적 공급규모는 500원화 20억장, 10원화 72억장 등 총 194억장이며, 금액으로는 약 2조원에 달하는 수준이죠.
작년 10원 권 동전의 회수율은 4.6%에 불과하고 500원 주화 등 모든 동전을 다 따져도 회수율이 21.2%에 머물었습니다.
그런데 동전사용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 않나요?
생각과 다릅니다. 동전수요는 경제규모 확대, 대형할인매장 증가, 자동판매기 보급 확대 등의 요인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며 공공요금(담배 값, 쓰레기 봉투 값 및 버스요금 등)의 변동도 동전수요에 변화를 초래합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상점 등에서 거스름돈으로 받은 동전을 휴대하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다시 사용하지 않고 집안의 저금통이나 책상서랍에 퇴장시키는 동전사용 습관을 보유하고 있죠.
한국은행은 불필요한 동전 발행을 줄이기 위해 ‘동전 다시 쓰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동전을 다시 쓰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또 어떻게 실천해야 하나요?
동전을 새로 만드는데 연간 약 960억원(2011년 기준)이 들어갑니다.
국민들께서 동전을 책상서랍에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다시 사용하여 동전의 유통이 원활해지면 이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거죠.
특히, 동전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구리, 아연, 니켈 등 원자재 수입에 따른 외화도 절약할 수 있으며 자원의 낭비도 줄일 수 있으니 ‘일석多조’라고 할 수 있죠.
거스름돈으로 받은 동전은 동전 지갑 등을 활용하여 휴대하면서 다시 사용하시고, 저금통에 넣어 두신 동전은 오랜 기간 동안 방치하지 말고 가까운 금융기관을 방문하여 예금하거나 지폐로 교환해 쓰시면 좋겠습니다.
사회복지단체의 ‘사랑의 동전 모으기’ 운동에 동전을 적극적으로 기부한다면 불우한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전유통 활성화를 통해 국민경제에도 도움이 되겠죠?
우리 한국은행에서도 동전을 지폐로 교환해 드립니다.

정말 소중한 캠페인이군요. 끝으로 농촌여성신문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한국은행은 국가경제안정과 국민편의 위주의 금융·경제서비스를 통해 세계최고 수준의 중앙은행이 되도록 전 임직원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농촌여성신문 독자여러분 돈 깨끗이 쓰시고 10원짜리 동전 많이 모아주세요.
우리 다함께 애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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