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희 기자의 ‘세상만사’

저 머나먼 석기시대부터 어쩌면 인간은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가 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날면 기는 것이 능하지 못하다’는 속담도 있긴 하지만.
아무튼 그런 맹랑한(?) 열망과 꿈이 있었기에 1세기 전에 비행기를 발명해 하늘을 날게 되었고, 우주선을 쏘아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고 우주정거장이라는 무중력의 우주공간에서 인간이 생활하는 우주시대를 열게 되었다.
‘열린 공간속을 가르며 달려가는 자동차와/석양에 비추인 사람들/어둠은 내려와 도시를 감싸고 나는 노래하네/눈을 떠 보면 회색빛 빌딩사이로 보이는 내 모습이/퍼붓는 소나기 세찬바람 맞고 거리를 헤매이네/무거운 하늘 희뿌연 연기사이로 보이는 아스팔트/답답한 도시를 떠나고 싶어도 나는 갈 수 없네/날아가는 새들 바라보며 나도 따라 날아가고 싶어/파란하늘 아래서 자유롭게 나도 따라 가고 싶어.’
변진섭이란 가수의 히트곡 ‘새들처럼’의 노랫말이다. 답답하고 암울한 일상에서 탈출하고픈 욕망이 마음 속에서만 고된 날갯짓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요즘사람들’ 모습이 ‘딱!’그렇지 않나 싶다.
그런데 얼마 전 누구나가 한 입으로 ‘미친짓!’이라 이를 만한 상상초월의엉뚱한 일을 한 모험가가 저질렀대서 지구촌이 흡사 찬물을 뒤집어 쓴 것처럼 얼얼해 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마흔세살인 오스트리아 출신 스카이다이버 펠릭스 바움가르트너. 그는 지난 14일 미국의 뉴멕시코주 로즈웰 상공 39km 성층권(成層圈, 대류권과 중간권 사이에 있는 높이 10~50km의 공기가 희박하나 거의 안정된 대기층)에서 비행기구에 의존하지 않고 특수 보호복과 헬멧만 착용한 채 최고속도 마하 1.24(시속 약 1342km)로 자유낙하하는데 성공, 인류 최초로 ‘맨몸으로 음속(音速)을 돌파한 인간’- ‘인간새’가 되었다.
그는, 높은 고도에서 인체 혈관에서 ‘피 끓는 현상’을 막고 영하 70도까지 몸을 보호하도록 설계된 우주비행사용 가압 조종복을 입고 55층 빌딩 높이의 대형 헬륨풍선에 매단 가압캡슐을 타고 2시간37분 만에 지상 39km 높이에 도달, 캡슐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그는 9분3초 만에 지상에 사뿐히 내려선 뒤, “세상의 정점에 서면 기록같은 건 생각나지 않고 오로지 살아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사람들이 내가 성층권에서 보는 것을 같이 봤으면 좋겠다. 정말 높이 올라와야 내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큰 성찰이 아닐 수 없다. 집에서건 집 밖에서건 오로지 스마트폰에 코박고 있는 우리나라 요즘 사람들에게 꿈이라는 게 있긴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지피게 해 주는 핫뉴스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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