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희 기자의 ‘세상만사’

이태리 로마에 가면 너나 할 것 없이 찾는 곳이 로마 서쪽에 자리한 ‘신(神)의 나라’ 바티칸 시국(~市國, Vatican City)이다. 성 베드로(St. Pietro)가 순교하고 묻힌 묘지 위에 1만5060㎡의 넓이로 자리한 성 베드로성당을 중심으로 여러개의 부속건물이 44ha 넓이의 시국 안에 들어서 있다. 이 바티칸 시국은 전세계 가톨릭교도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교황이 통치하는 상주인구 1000여명의 엄연한 독립국가다.
바티칸 시티는 미켈란젤로(1475~1564) 생애 최대의 역사로 그가 건축 감독을 맡아 100여년 만에 이루어졌다. 바티칸 시티 중심건물인 성 베드로성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성당 앞의 성 베드로 원형광장을 거쳐야 한다. 베로니니가 1656년 설계해 10년 만인 1666년 완성된 이 광장은 흡사 어머니의 자궁 모양으로 40만 군중을 수용할 수 있으며, 광장을 빙둘러싼 건물 원주기둥 위에는 140점의 성인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11개의 예배당, 박물관, 미술관, 회화관, 도서관 등 20여개의 부속건물이 광장을 에워싸고 있는데, 저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천정벽화와 ‘최후의 심판’은 바로 이곳 시스티나 예배당에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바티칸 시티의 중심은 성 베드로성당이다. 16세기 초 브라만테가 계획을 세우고 미켈란젤로가 건축감독을 맡은 이 성당의 압권은 현란한 햇살이 신의 계시처럼 쏟아져 내리는 브라만테가 디자인 한 장려한 ‘돔’이다. 그리고 베르니니가 디자인 한 화려한 ‘베드로의 의자’와 29m 높이의 거대한 진갈색 바로크풍 제단, 그리고 미켈란젤로의 걸작 ‘피에타’가 이 성당 안에 자리하고 있다.
미켈란젤로가 1498년부터 1500년까지 3년간에 걸쳐 조성한 걸작 대리석 조각상 ‘피에타’상(像)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아들 예수를 무릎에 뉘어 안고 비통해 하는 어머니 성모 마리아를 형상화 한 것이다. 원래 ‘피에타(Piet′a)’란 이태리 말은 ‘경건한 애도’의 뜻을 이른다.
최근 ‘피에타’상에서 모티브를 따와 만든 우리나라 김기덕(52) 감독의 동명의 영화 ‘피에타’가 칸느·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영화제의 하나인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아 연일 화제다. 자칭 ‘열등감 먹고 자란 괴물’이라는 ‘중졸(中卒)’ 학력의 ‘아웃사이더’감독이 이뤄낸 성과라서 의미는 각별하다. 돈 때문에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는 상황을 어둡고 잔혹하게 그려낸 이 영화의 줄거리는 그렇다 치고, 그의 수상소감 끝멘트가 많은 여운을 남긴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돈이면 다 된다는 무지한 우리의 현주소를 돌아보기를 기원한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