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희 기자의 ‘세상만사’

‘저기 떠나가는 배 거친바다 외로이/겨울비에 젖은 돛에 가득 찬바람을 안고서/언제 다시 오마는 허튼맹세도 없이/봄날 꿈같이 따사로운 저 평화의 땅을 찾아/가는 배여 가는 배여 그곳이 어드메뇨/강남길로 해남길로 바람에돛을 맡겨/물결 너머로 어둠속으로 저기 멀리 떠나가는 배//너를 두고 간다는 아픈다짐도 없이/남기고 가져갈 것 없는 저 무욕의 땅을 찾아/가는 배여 가는 배여 언제 우리 다시 만날까/꾸밈없이 꾸밈없이 홀로 떠나가는 배/바람소리 파도소리 어둠에 젖어서 밀려올 뿐~♪♬’
불온(不穩)한 세상의 비인간적임을 서정시적인 노랫말로, 또 때론 직설적인 저항시어로 노래해온 이 시대의 가객(歌客) 정태춘의 노래<떠나가는 배> 가사 전문이다. 그는 이 노래의 부제를 ‘이어도’라 붙였다. 그의 말로는, 아직은 공식지명으로 ‘이어도’가 명명되기 전 제주도 안내책자에 표기된 것을 보고 상상 속의 피안(彼岸)의 섬을 머릿속에 그리며 노랫말을 짓고 곡을 썼다고 했다. 그가 그리고 꿈꾼 ‘이어도’는 봄날 꿈같이 따사로운 평화의 땅이자 무욕의 땅이었다.
제주도 여인네들에게 이어도는 바람과 함께 평생 가슴 가득 고여 있는 한(恨)의 섬이며, 아득한 전설 속 환상의 섬이고 피안의 섬이다. 그녀들은 먼 바다에 나가 달이 가고 해가 바뀌어도 돌아오지 않는 아들이나 사랑하는 남편이 살고 있는 섬으로 신앙처럼 믿고 있다. 그래서 한자 이름도 슬픔이 묻어나는 ‘늘(於) 떠나는(離) 섬’인가.
이어도는 행정구역상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149k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수중(水中) 섬으로 파도가 거세다 하여 일명 ‘파랑도(波浪島)’라고도 한다.
물 속에 암초로만 되어 있는 우리나라 대륙붕의 일부로 암초의 정상이 바다 표면에서 4.6미터 아래에 잠겨 있어 파도가 심하게 칠 때만 그 모습을 조금 드러낸다.
이 바위섬은 1900년 영국 상선 소코트라호에 의해 발견된 이후 오랜 현장조사 끝에 지난 2003년6월 해양수산부에 의해 이어도 해양과학기지가 세워졌다.
그런 이어도를 두고 저 중국이 자기네 땅이라고 생트집을 잡고 나섰다. 백두산 반쪽이 자기네 땅이라고 ‘장백산(長白山)’으로 명명하고 동북공정 운운하며 망동이더니 이젠 해역(海域) 장악을 획책하고 있다. 그러나 저들이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이어도는 우리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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