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희 기자의 ‘세상만사’

이 지구상에서 인류의 역사를 뒤바꿔 놓은 세 개의 사과가 있다. 아담과 이브의 사과, 뉴턴의 사과, 스티브 잡스의 사과다.
아담과 이브의 사과는 창세기(創世記)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물주 하느님이 자신의 형상을 따 흙으로 빚은 인류의 시조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이 만든 지상낙원 에덴동산에서 야훼의 계율을 어기고 금단(禁斷)의 열매인 선악과(善惡果) 사과를 사탄뱀의 유혹에 넘어가 따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다. 그 원죄(原罪)로 인해 남자에게는 평생 노동으로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벌이, 여자에게는 출산의 고통이 벌로 내려졌다.
뉴턴의 사과는 1687년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아이작 뉴턴(I.Newton, 1642~1727)이 만유인력(萬有引力)의 법칙을 발견하게 한 사과다. 뉴턴은 어느 날 우연히 사과나무에서 사과 한 알이 땅으로 툭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보고 지구상의 모든 물체는 두 물체 사이에 서로 끌어당기는 힘, 즉 중력(重力)이 있다는 원리를 발견하게 된다.
중력은 지구가 지구상의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을 말한다. 조금 더 전문적으로 말하면, ‘ 두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물체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만유인력과 지구의 자전에 의해 생기는 원심력을 합한 힘이 곧 중력이다. 이 중력은 지구상의 장소에 따라 다르고 적도 부근이 가장 작다. 우주선이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대기권 밖 무중력 공간인 우주공간에 이르기 위해서는 거대한 로켓의 힘이 필요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세 번째 사과는 애플사의 창업CEO 스티브 잡스가 개발한 매킨토시다. ‘21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천재적인 혁신가 스티브 잡스가 친구와 함께 양부모의 창고에서 창업한 애플사를 IT산업의 최고 정점에 올려놓은 매킨토시 컴퓨터의 ‘매킨토시’란 이름은 사과 이름이다. 즉 애플사의 컴퓨터 개발프로젝트 리더였던 제프 라스킨이 자기가 좋아하는 사과이름을 붙였던 것. 이 매킨토시 사과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앨런 매킨토시 농장에서 아주 작은 양이 생산되기 때문에 오히려 그 희소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술·경영·디자인을 꿰뚫어 본 이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스티브 잡스가 쉰 여섯의 나이로 지난 6일 세상을 떠났다. 흡사 미남 톱 배우 톰 크루즈의 외모를 꼭 빼닮은 총기어린 모습으로 새빨간 사과 한 덩이를 들고 있는 창업시절 사진 속 젊은 그의 눈빛에서 광기(狂氣)어린 불우한 천재의 카리스마를 읽는다. 그의 도도한 외침도 듣는다.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 삼가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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