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1

<결혼이주여성들이 기간제근로자로 채용된 전국최초 다문화도서관인 남양주 평내도서관은
결혼이주여성들의 화합과 교육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사진제공 /경기도>

 

가구 소득 적고 차별 경험하지만 만족하며 산다

199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 농촌사회에 신붓감이 부족해지면서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결혼하러 우리나라에 오는 신붓감이 많아졌고, 2000년대 들어서면서는 그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다. 또 결혼이주여성들이 낳은 2세들이 성장해 가면서 우리나라도 다문화 사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또한 이주노동자들 역시 한국사회의 필요한 노동력을 제공하며 본격적 다문화사회를 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제 결혼률은 11%에 이르고, 농어촌의 경우 10쌍 중 4쌍이 국제 결혼을 하고 있다. 꿈을 찾아 사랑을 찾아 우리나라에 온 다양한 국적과 피부색의 이웃들이 가정을 이루어 이제 다문화 가족은 우리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결혼이민자는 결혼 이민 초기에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고통을 겪고 있고 자녀 양육기에는 사회편견에서 오는 자녀교육의 어려움 등으로 또 눈물을 흘리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특집을 마련한다. 또 제대로 된 교육과 보살핌이 있다면 우리 사회의 훌륭한 역군으로 성장할 다문화 가족에 대한 실태, 그들의 희노애락, 다문화 가족의 각종 지원정책과 제도에 대해 시리즈로 싣는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전 보건복지가족부)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다문화가정의 한국에 대한 인식, 소득 수준, 차별 경험 여부 등을 담은 ‘전국 다문화가족실태조사’를 발표했다. 그동안 행정안전부 여성부 등이 다문화가정을 표본 조사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전국적 전수조사는 처음이었다. 이 조사는 지난해 7∼10월 다문화센터 직원들이 소재가 확인된 13만여 가구의 다문화가정을 직접 방문해 10개 언어로 된 설문지를 나눠준 뒤 이 중 7만3000여 가구로부터 받은 답변을 집계한 것이다.

삶 만족도…74%가 “배우자에 만족”
일반적으로 결혼이주 여성들의 삶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다. 여성 결혼이민자의 57%, 남성 결혼이민자의 53.8%가 ‘한국에서의 삶에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불만을 느끼는 경우는 여성 6.7%, 남성 8.3%였다. ‘모국 가족이 한국인과 결혼한다면 적극적으로 찬성하겠다’고 답한 사람은 여성이 46.2%, 남성이 54.5%였다. 반대하겠다는 응답은 여성 15.3%, 남성 8.8%에 불과했다.
출신국별로 보면 북미, 호주, 서유럽,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의 만족도가 높았던 반면에 일본인 결혼이민자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가족 관계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배우자에 대해 만족한다’고 대답한 결혼이민자는 74.8%, ‘자녀에 대해 만족한다’는 대답도 88.1%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다문화인권센터장은 “동남아인은 모국에서 경제적으로 어렵고 취업 기회가 없는 경우가 많아 국제결혼 자체가 만족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차별 대우…북미, 중국동포가 차별 많이 느껴
여성 결혼이민자의 34.8%, 남성 결혼이민자의 52.8%가 ‘한국생활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 대우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결혼이민자의 출신국에 따라 차별을 느끼는 정도가 달랐다. 북미와 서유럽 국가 출신 결혼이민자가 40.8%, 중국동포(조선족)가 40.6%로 가장 많이 느낀다고 대답했다. 반면에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민자는 24.8%만 차별을 느꼈다고 대답했다.
한국생활에서 결혼이민자들이  가장 힘든 점으로 언어문제(22.5%), 경제문제(21.1%), 자녀문제(14.2%)를 주로 꼽았다. 남성은 경제문제(29.5%), 언어문제(13.6%), 편견(9.4%)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가구 소득…월 평균수입 100만~200만원이 가장 많아
다문화가정의 수입은 평균 200만 원이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가구소득은 100만∼200만 원이 38.4%로 가장 많았고, 100만 원 미만도 21.3%로 가구소득이 전반적으로 낮았다. 월 소득 100만 원 미만인 저소득층은 출신국별로 필리핀(28.7%), 중국 조선족(24.7%), 캄보디아(23.7%), 베트남(22.5%), 태국(21.1%) 순이었다. 고소득층인 500만 원 이상은 2.1%에 불과했다.
현재 여성 결혼이민자의 37%, 남성 결혼이민자의 74%가 취업하고 있다. 서비스직이 29.4%, 기타 단순 노무자가 18.6%였으며 평균 임금은 108만 원이었다. 전문직 종사는 13.6%에 그쳤다.

자녀수…평균 0.9명
자녀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능력 부족 등으로 다문화가정의 자녀 수는 적은 편이다. 현재 자녀 수는 평균 0.9명이었으며 더 낳고 싶은 자녀 수는 평균 0.5명에 그쳤다. 이 때문에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자들은 한국에서 좀 더 나은 직업을 갖고 싶어 한다. 또 ‘앞으로 참가하고 싶다’고 대답한 응답자도 72.8%로 매우 높았다. 직업훈련을 받고 싶은 분야로는 어학(35.25%), 컴퓨터 및 정보통신(15.2%), 음식(12.8%)이었다.

지역사회 활동…동남아출신 여성 적극 참여
다문화가정은 한국인 배우자의 친척이나 자녀 학교 학부모들과 어떻게 유대관계를 맺고 있을까. 중국동포, 중국 한족, 일본인들이 긴밀한 관계를 맺을 것 같지만 오히려 동남아 출신들이 더 빈번히 교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동포 출신 결혼이민자 중 ‘배우자의 가족이나 친척을 한 달에 한두 번 만난다’고 대답한 경우는 20.8%, ‘1주일에 한 번 이상 만난다’는 6.7%에 그쳤다. 중국 한족 출신 역시 각각 22.3%와 8.4%였으며 일본은 23%와 6.9%였다.
반면 필리핀 출신 여성은 ‘한 달에 한두 번 만난다’와 ‘1주일에 한 번 이상 만난다’가 36.4%, 19.5%로 한국인 친척들과 꾸준히 교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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